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가 힘겹게 4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기술주의 움직임은 둔해졌으나 대신 증권주와 의약주 등이 크게 오르며 장을 주도했다. 1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53포인트(0.06%) 높은 874.23으로 출발한 뒤오름폭을 키워 결국 1.43포인트(0.16%) 오른 875.13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오전 중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수로 한때 880선에 육박했지만 오후들어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해지면서 지수도 강보합에 머물렀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4억4천643만주, 3조1천788억원으로 전날의 3억2천569만주, 2조1천664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기관은 장중 3천385억원어치 주식을 매수했으나 장마감 후 은행권이 KT&G 주식 1천만주를 팔고 이를 KT&G가 매입하는 시간외 대량거래 등의 영향으로 최종 순매수 규모는 300억원으로 줄었다. 외국인은 77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57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프로그램 순매수가 차익거래 1천54억원, 비차익거래 647억원을 합해 총 1천702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날 장개시전 한투운용이 SK건설이 매각한 2천300억원 규모의 SK주식을 사들였으므로 이를 제외할 경우 이날 장중 이뤄진 기관의 매수는 프로그램 매수가 전부였던 셈이다. 외국인 역시 매수우위를 기록했으나 장중 이뤄진 하나은행의 대량매매(1천300억원) 중 1천100억원 정도를 외국인이 받아간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3일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는 전날 발표된 증권산업 규제완화 방안에 힘입어 증권업종지수가 7.8%급등했고 의약품업종도 3.57%나 올랐다. 이밖에 섬유(0.96%), 운수창고(0.81%) 등도강보합세를 보였다. 반면 기계(-2.2%), 화학(-1.68%), 은행(-0.79%) 등은 약세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중에서는 삼성전자[005930]가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이 이어져 0.91% 상승, 4일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고 대림산업[000210](2.82%), 현대중공업[009540](1.97%), 한진해운[000700](1.74%), KTF[032390](1.69%) 등도 올랐다. 특히 시가총액 48위의 삼성증권은 상승률이 11.46%에 달하는 등 증권주들의 폭등이 눈에 띄었다. LG전자는 2.66% 하락했지만 ABN암로와 모건스탠리 두 외국계 증권사가 매수 창구 나란히 1, 2위에 오르는 등 외국인의 '사자' 주문이 이어졌다. 이날 장개시전 400만주의 대량거래가 이뤄진 두산중공업[034020]이 5.3% 급락했고 S-Oil[010950], 동국제강[001230], 대우종합기계[042670]도 각각 5.21%, 3.07%,3.02% 떨어졌다.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 중인 SK도 2.93% 하락했다. 이날 장개시전 SK건설은 SK지분 430만5천주(3.38%) 전량을 한투운용에 팔아 SK측의 의결권 부활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프로그램 차익거래의 매수는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매수를 늘려 베이시스가 개선됐기 때문이여 비차익거래의 매수는연말 배당을 노린 것"이라고 추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