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이규만(2000년 4월13일 사망)씨 유해가 반세기만에 꿈에 그리던 고향 땅을 밟았다. 이씨의 딸 연순(43)씨와 가족들은 17일 유해를 화장한 뒤 고향인 충북 옥천군군서면 사양리 마을을 찾아 노제(路祭)를 지냈다. 이씨 유해는 작년 12월 북한을 탈출해 입국한 딸 연순씨가 국내 반입을 시도하던 중 중국 공안에 압수돼 상반신은 북송됐고 가까스로 하반신만 들여왔다. 연순씨는 "유해마저 남북으로 나뉘어 하반신만 고향 땅을 밟게 된 아버지의 기구한 운명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 고향집을 지키던 형수 김명순(71)씨는 "군에 입대한 뒤 행방불명된 시동생이반세기 만에 한줌의 재로 돌아왔다"며 "9년 전 돌아가신 남편도 죽는 순간까지 동생을 그리워했다"고 흐느꼈다. 이날 노제에는 유봉열 옥천군수 등 이 지역 기관.단체장들이 참석해 이씨의 명복을 빌었으며 유해는 오는 23일 대전 국립묘지에 안장된다.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bgi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