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권부가 자리잡은 중난하이(中南海)에 스터디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주간지 랴오왕 최근호(13일)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한 4세대 지도부가 2002년 가을 출범한 이후 중난하이에서 17회에 걸쳐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집단 학습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집단 학습의 강사로 초청됐던 사회과학원의 리총푸 '마르크스 레닌 마오쩌둥' 사상연구소장은 "3시간 정도 수업이 진행됐는데 절반은 토론이었다"며 "쉬는 시간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후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를 구성하는 정치국원 25명이 참가 대상으로 바쁜 일정을 쪼개 수업에 참가하기도 했다. 지난 1일 17차 집단학습에 참가한 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국회의장)은 수업을 받다가 때마침 중국을 방문한 영국의 존 프레스코트 부총리를 만나기 위해 나가기도 했다. 경제 국방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중난하이 스터디는 외부에서 중국의 정책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창(窓)'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집단학습 주제는 당의 집권능력 건설이었고,이후 이는 공산당 대회에서 최우선 국정 과제로 채택됐다. 명나라와 청나라 시절 황제가 거처하는 자금성 정원의 일부였던 중난하이는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지도부의 집무실과 거처로 쓰이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