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삼성-소니, 특허사용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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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1) 삼성전자와 소니가 서로의 특허를 사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계약의 의의는 무엇인지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병연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우선 이번에 체결된 계약 내용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죠.
(기자-1) 삼성전자는 일본 소니사와 상호특허 사용계약 이른바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12월부터 벌여온 특허협상의 최종 결정판으로 기본기술 특허가 포함돼 있습니다.
양사가 합의한 특허 사용 범위는 1990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에 등록된 특허로 이 기간 중 삼성전자는 1만1000여건, 소니는 1만3000건의 특허를 취득했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양사는 부품, 장비를 포함해 AV, 반도체 등 상당수 사업영역에서 산업표준기술과 기초기술 등에 대해 일일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도 상대회사의 특허를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결국 삼성전자와 소니는 경쟁사보다 신제품 개발 속도를 대폭 단축하는 한편, 보다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 할 수 있게 돼 '기술 표준화' 고지 점령이 쉬워지게 된 셈입니다.
다만 이번 계약에서는 ‘차별화된 기술특허’와 ‘디자인에 관한 권리’는 제외돼, 독자생존이 가능한 분야에서는 ‘독자노선’을 유지하겠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2) 삼성전자와 소니는 세계 디지털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데요. 따라서 이번 계약이 갖는 의미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이번 계약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2)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소니의 이번 계약은 불필요한 소모전을 최소화함으로써 세계 기술 표준화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최근 세계 IT 시장은 LCD, PDP, 휴대폰 등을 중심으로 누가 먼저 세계 기술을 표준화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생존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계 IT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양사가 손을 잡음으로써 경쟁사들보다 발빠르게 기술 표준을 제시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삼성전자와 소니는 경쟁사보다 신제품 개발 속도를 대폭 단축하는 한편, 보다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 할 수 있게 돼 '기술 표준화' 고지 점령이 쉬워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양사는 또 이번 상호 특허사용 계약 체결로 그동안 LCD부문 합작사 설립으로 대표되는 밀월관계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앵커-3) 업계에서는 양사간 밀월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기자-3) 업계는 삼성과 소니간 포괄적 특허 사용 기간이 2008년 끝나지만, 양사간 밀월관계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2001년 8월 차세대 메모리카드로 소니의 메모리스틱을 채용하는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2003년 8월 메모리스틱 사업확대를 골자로 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TFT-LCD 패널 분야의 합작회사인 'S-LCD'를 출범시켜, 제휴범위를 확대해 왔습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S-LCD'와 관련 "7-1라인에 이어 7-2라인도 소니와 손잡을지 여부는 소니의 의사에 달려있다"고 밝혀 양사간 협력관계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앵커-4) 이번 계약으로 삼성과 소니 중 어떤 기업이 더 이득을 보게 될 것인지도 관심인데요. 이번 계약에 따라 양사가 얻는 이익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4) 양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독자적 생존이 가능한 분야는 ‘독자행동’을 유지하되 상호 보완적인 영역에서는 ‘공존’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양사는 삼성전자의 DNle(디지털 자연실감 영상 기술), 홈네트워크 기술과 소니의 디지털 리얼리티 크리에이션(DRC), 플레이스테이션 아키텍처 등 차별화된 부문에서의 관련 특허를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일단 소니는 메모리 등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AV 부문에서 적지 않은 '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1위, 휴대폰 부문에서 3위를 달리고 있고, 소니는 DVD, 디지털 캠코더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양사는 개별 특허마다 별도로 협의를 거쳐 라이선스를 체결하고 로열티를 지불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포괄적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함으로써 협상기간, 기술개발 속도를 대폭 단축하게돼 보이지 않는 시너지 효과는 더욱 클 전망입니다.
(앵커-5) 삼성전자와 소니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LG전자와 마쓰시타도 그동안 상당한 유대관계를 유지해 왔는데요. 최근 들어 PDP 관련 특허 문제로 다소 사이가 벌어진 것 같습니다. LG전자와 마쓰시타는 앞으로 어떤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지 말씀해 주시죠.
(기자-5) LG전자와 마쓰시타는 지난달 PDP 특허를 놓고 전면전에 들어갔지만 사실은 그동안 누구보다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2001년 1월 세계 1∼2위를 다투던 마쓰시타와 에어컨 분야에서 포괄적 제휴를 맺음으로써, 에어컨 판매, 생산기술, 부품구매, 연구개발 등 핵심분야 전반에 걸쳐 글로벌 협력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이후 에어컨 시장동향, 기술개발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생산기술, R&D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두 회사는 해외마케팅에서도 지역별로 강점이 있는 회사의 가전제품을 서로 공급받는 협력관계를 맺어왔습니다.
북미시장에는 LG전자가 한국 등에서 생산한 전자레인지를 마쓰시타에 공급하고, 동남아시장에는 마쓰시타가 현지 공장에서 만든 에어컨을 LG에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2000년부터는 DVD 로더(Loader)용 IC칩 분야에서도 제품개발 단계부터 협력하고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는데, 개발은 함께하고 생산은 마쓰시타가 맡아 LG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특허분쟁과 상관없이 일단 협력사업은 그대로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더 나빠지면 완전히 등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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