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소비침체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해온 할인점마저 지난 11월 중 매출이 8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포근한 날씨로 겨울상품 판매가 부진한 데다 연말특수가 실종된 것이 주요인이다. 또 지난 10월 반짝 증가세를 보였던 백화점 매출도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달 할인점 매출이 작년 11월보다 2.9%,백화점 매출은 7.2% 각각 감소했다고 14일 밝혔다. 할인점 매출은 지난 4월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불황의 늪에서 한발 비켜서 있었으나 내수침체 장기화에 이상고온 현상까지 겹쳐 가정·생활용품(1.8% 증가)을 제외한 전 품목의 매출이 줄었다. 품목별로는 스포츠(-8.4%)와 가전·문화용품(-4.4%) 등 겨울상품의 매출감소가 두드러졌다. 특히 의류(-3.6%)는 4개월 연속 뒷걸음쳤고 식품(-1.3%)도 10개월만에 감소하는 등 '덜 먹고 덜 입는' 전형적인 소비침체 현상을 반영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할인점 매출감소는 겨울상품 부진이 큰 요인이지만 할인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품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며 "알뜰고객들의 증가로 그나마 불황을 덜 탔던 할인점마저 소비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매출도 겨울상품 판매가 줄고 사은행사,정기 세일 등 업체들의 기획판매 행사가 12월로 몰리면서 명품(1.2%)을 제외한 모든 품목의 매출이 줄었다. 매출 감소폭도 지난 3월(-11.0%) 이후 가장 큰 7.2%까지 확대됐다. 할인점과 마찬가지로 남성의류(-10.6%),여성정장(-8.5%) 등 의류 제품과 식품(-10.7%)의 매출감소폭이 컸다. 산자부 관계자는 "연말 특수와 소비심리를 개선할 요인이 없는 한 이달에도 할인점과 백화점 매출이 모두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할인점 이용객수는 작년 11월보다 1.1% 감소했고 1회 평균 구매액도 4만3천1백41원으로 2.0% 줄었다. 백화점은 이용객수가 5.5% 줄었지만 1회 구매단가는 6만6천9백55원으로 2.5% 늘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