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외국인 매도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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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오프닝)
외국인들이 어제까지 1조 9천억원 어치의 주식을 잇달아 처분하면서 사상 두번째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의 주식 처분 어디까지 이어질지… 앞으로의 전망을 취재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먼저 이제까지 진행된 외국인 주식 처분의 현황부터 짚어볼까요? 흐름이 어떻습니까?
(기자)
외국인이 16일째 순매도에 나서면서 어제 하루에만도 2천6백억원 어치를 팔아 치웠는데요.
다행히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그나마 시장을 지탱해 줬습니다.
오늘은 어제와 비교하면 소강세가 뚜렷하고요.
외국인이나 기관 모두 한발 물러서며 시장 흐름을 지켜보는 분위깁니다.
어제도 전해 드렸습니다만, 외국인의 최근 주식 처분은 몇 가지 점에서 특징적인데요.
첫째가 다른 아시아 시장으로는 자금이 들어오고 있지만 유독 한국과 대만에서만 주식 처분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외국인이 처분하는 종목들이 비단 전기전자 업종에 국한돼 있지 않다는 것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화면에서 보시다시피 9월 들어서부터는 외국인들이 완연히 주식 처분 쪽으로 돌아섰고요.
대만시장도 우리보다 좀 늦긴 합니다만, 11월 이후 주식 처분이 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앞서 말씀 드린 대로 한국 시장과 대만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전기전자 업종 외에 가리지 않고 주식을 처분하고 있는데요.
두 나라 모두 금융, 철강 관련 주 등이 주요 처분 종목들입니다.
우리는 화학과 유통이 들어 있는데, 이는 SK와 삼성물산 처분 탓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같은 외국인들의 주식 처분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자)
어제와 마찬가지로 최근 환율 급락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환율이 1100원대 밑으로 떨어진 11월 중순 이후 한 달 남짓 만에 50원 이상 급락하면서 외국인에게 차익실현의 계기를 제공했고요.
또, 최근까지 몇몇 종목들이 잇달아 연중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증시가 상당히 탄탄한 흐름을 보였다는 것도 배경이 됐습니다.
여기에, 최근 들어서는 달러화가 다시 반등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서 달러-원 환율 하락이 단기적으로 바닥이 아닌가… 이런 인식과 함께 일단 차익실현을 서두르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우리 지수를 놓고 보면 최근 하락 폭이 큽니다만, 달러화 기준 지수로는 아직 하락폭이 10%에 못 미친다는 것도 외국인들이 주식 처분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외국인들의 주식 처분에도 시장 흐름이 예전과는 다르지 않습니까?
크게 내릴 듯하면서도 시장이 계속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기자)
올해 들어 외국인 주식 처분은 크게 3차례 있었는데요.
하나가 이른바 차이나쇼크에 따른 지난 4월말에서 5월 초순 그리고 10월 중하순 나머지 하나가 11월 말부터 지금까집니다.
말씀하신대로 4월에는 지수가 단기에 230포인트가 급락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는데요.
반면 10월 중하순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시장을 지탱하면서 하락 폭이 절반으로 줄었고 지금은 또 그 때와 비교하면 하락폭이 1/4 수준입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적립식 펀드 활성화 등 수급 개선의 영향이 큰 듯합니다.
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식 매수 확대라든지 사모펀드 도입과 같은 새로운 주식 매입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도 이유를 들 수 있고요.
또, 투자방식에서도 배당투자라든가 가치투자 같은 장기 우량주 투자 경향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도 꼽을 수 있습니다.
주가가 급락하면 그만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이고요.
외국인들로서도 800선 이하에서는 이렇다 할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800선 근처로 지수가 밀리면 자연스럽게 시장이 바닥을 다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때 특히 주목해 볼 만한 종목군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외국인들이 시장의 변동폭을 키우고 있으니까요.
일단 외국인 보유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JF에셋 같은 경우 성신양회, 삼양제넥스, 에스엘 구 삼립산업, 삼화왕관 등입니다.
흔히 알고 있는 시장 대표주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가치투자 종목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피탈 리서치의 경우는 삼성전기, 대림산업, 대구은행, LG산전, 현대산업개발 등이고요.
캐피탈 그룹은 제일기획, 삼성화재, 신한금융, 국민은행 등입니다.
템플턴이 CJ, 아이디스, 하츠, 영원무역 등이고요.
헤르메스가 현대산업개발, 한솔제지 등입니다.
이를 보면 공통적인 특징이 재무적으로 안정되면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또 관련 사업 분야에서 상당한 시장 장악력을 행사하고 있는 종목들 그리고 무엇보다 대중들의 손을 타지 않는 종목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단기적인 주가 변동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가치 상승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는 종목들이죠.
이런 종목들은 오히려 최근 주가 하락에도 낙폭이 심하지 않고 주가가 떨어진다면 오히려 저가 매수를 생각해 볼 만하다고 지적되고 있습니다.
(앵커)
끝으로 걱정스런 것은 외국인들이 얼마나 주식을 더 팔 것인가… 이 부분 아닙니까?
현재 증권가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정한 기준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최근 주식 처분이 환율 하락 때문에 빚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환율 급락세가 진정된다면 주식 처분도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요.
4월 폭락 이후 외국인 순매수가 4조 8천억원 정도이고 이 가운데 어제까지 3조 6천억원 정도가 순매도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최대 1조원 정도가 고비다…이런 지적에서, 과거 외국인 순매도가 최대 5조원대까지 이르렀던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한 2조원 정도 더 나올 수 있다… 이런 의견까지 분분합니다.
여하튼 최근 외국인의 주식 처분은 차익실현의 성격이 강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고요.
한국 시장을 팔자… 이런 성격은 아니라고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한차례 고비를 넘기고 있고 환율이 급변하지 않는 한 당분간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