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승엔진이 없다 ‥ 기관·외국인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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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이 '무기력증'에 빠졌다.
기관과 외국인의 무관심으로 지수관련주들이 조정을 받자 개인 선호주인 단기 테마주만 활개치는 투기적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올들어 코스닥 반등세를 이끈 인터넷주 휴대폰.반도체.LCD(액정표시장치)장비주는 설 곳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기관이나 외국인 어느 한쪽이 매수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반등세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단기 테마만 활개
13일 코스닥시장에서 제약·바이오주 무선인터넷주 게임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제약·바이오주는 줄기세포나 배아복제,조류독감,신약개발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동반 급등세를 보여왔다.
줄기세포 테마주의 대표 격인 산성피앤씨를 비롯해 마크로젠 조아제약 한서제약 서울제약 신일제약 등이 상한가에 올랐다.
인바이오넷 이지바이오 벤트리 대성미생물 대한바이오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최근에는 자원메디칼 이디 창민테크 등 의료정밀기기 업체로까지 상승세가 확산되는 추세다.
야호 옴니텔 지어소프트 필링크 다날 등 무선인터넷주와 한빛소프트 위자드소프트 액토즈소프트 소프트맥스 세고 등 게임주도 '특별한 이유 없이' 무더기로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이들의 강세 배경으로 △내년부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갈 위성 DMB(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 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방학 시즌 등 계절적 성수기 효과를 꼽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호재로서의 신선도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들 외에 변동성이 큰 M&A(기업 인수·합병) 관련주나 액면가(5백원)를 밑도는 저가주들도 강세다.
반면 하나로텔레콤(하나로통신) 아시아나항공 CJ홈쇼핑 LG마이크론 LG홈쇼핑 다음커뮤니케이션 유일전자 레인콤 웹젠 등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이날 약세를 지속했다.
◆순매수 전환이 관건
코스닥시장이 단기 테마주 위주의 투기장으로 흘러간 데에는 기관과 외국인의 외면이 컸다.
지난달 1천2백77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던 기관은 이달 들어 매도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순매수지만 규모가 작아 수급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투기 성향을 가진 일부 개인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단기 테마주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 매매 비중(거래대금 기준)이 △10월 87.08% △11월 88.65% △12월 89.65%(10일 기준)로 계속 높아진 것도 이를 방증한다.
현정환 SK증권 연구원은 "기관이나 외국인 중 어느 한 쪽이 적극적인 매수세를 나타내지 않는 한 지수 상승세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당분간 재료나 수급 위주의 개별 종목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테마주가 활개친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질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개인들은 목표 수익률을 낮춰 잡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