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내 당권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당내 실세 중진들이 잇달아 출마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치면서 물밑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친노(親盧)그룹의 염동연 의원이 가장 먼저 출마의지를 밝혔다. 염 의원은 지난 2일 현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당 의장은 아니지만 지도부에는 들어가고 싶은 강한 욕망이 있다"며 사실상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염 의원은 개각 필요성까지 거론하며 자신의 개혁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의 간사인 안영근 의원도 8일 전대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할 계획"이라며 "지금 다 같은 (진보)노선 사람들만 출마할 것으로 보여 다른 노선을 갖고 당원들의 심판을 받아볼 생각"이라고 노선대결을 예고했다. 재야파인 장영달 의원은 당권은 물론 원내대표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참여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은 "한달 뒤 출마여부를 생각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출마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인 친노 중진인 김혁규 의원도 텃밭인 부산·경남을 중심으로 조직다지기에 힘을 쏟는 한편 의원들과의 접촉도 강화하고 있다. 유시민 의원 등 개혁당 출신 주축의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는 당권도전에 나설 자체 후보를 내년 1월말∼2월초에 확정키로 했다. 현재 참정연은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을 독자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참정연 소속인 김원웅 의원도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의 친일행적으로 낙마한 뒤 잠수행보를 해온 신기남 전 의장도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신 의장은 언론접촉을 통해 개혁드라이브를 강조하는 등 독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