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추얼펀드 사라진다 .. 장점없이 설정절차만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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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8년 말 국내에 도입된 뮤추얼펀드(회사형 투자신탁)가 6년만에 고사위기에 처했다.
뮤추얼펀드를 판매해온 자산운용사들이 만기가 돌아오는 뮤추얼펀드를 잇따라 폐쇄하고 신규설정은 거의 하지 않고 있어서다.
때문에 내년께는 미래에셋의 인디펜던스 디스커버리 등 고수익을 내 자리잡은 몇개 펀드를 제외하고는 뮤추얼펀드가 자취를 감출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12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뮤추얼펀드 판매잔액은 올 6월 말 10조3천억원에서 이달 9일 현재 6조8천억원으로 최근 5개월새 34%(3조5천억원) 급감했다.
경쟁상품인 수익증권(계약형 투자신탁)이 6월 말 1백50조7천억원에서 9일 현재 1백83조3천억원으로 21%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뮤추얼펀드 판매액이 올들어 급감하는 것은 상품의 특별한 장점이 없는 반면 경쟁상품인 수익증권에 비해 펀드 설정이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뮤추얼펀드는 개별펀드가 '회사'여서 설립등기 등 회사설립에 준하는 절차가 필요한 데다 법적으로 감독이사 선임이 강제되는 등 일반 수익증권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운용은 일반 수익증권과 별반 차이가 없다.
펀드를 운용하는 투신 및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굳이 뮤추얼펀드를 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또 작년까지는 자산운용사들이 뮤추얼펀드만을 팔도록 규정돼 있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뮤추얼펀드가 명맥을 유지해 왔지만,올해 시행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은 이 같은 의무조항을 폐지해 뮤추얼펀드의 수탁고가 더욱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사장은 "올들어 만기가 돌아오는 뮤추얼펀드는 모두 폐쇄하고 수익증권을 만들어 고객을 재유치하고 있다"며 "남아있는 뮤추얼펀드도 앞으로 계속 없애고 수익증권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뮤추얼펀드에 대한 정부의 보완조치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내년쯤에는 뮤추얼펀드 대부분이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