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갑자기 재정지출을 늘리고 건설을 늘려 성장률을 높이는 것과 (경제) 체력을 높이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김중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10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한국경제 현황과 정책과제'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성장잠재력을 마라톤의 완주능력에 비유하면서 단기적 성장률보다는 성장잠재력 확충에 치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경제성장률을 단기적으로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성장잠재력을 넘어 계속 갈 수는 없다"면서 "이는 마라톤을 완주하는데 오버페이스를 하면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2001년에 3% 성장 뒤 가계대출을 늘리고 부동산을 부추겨 2002년에 7% 성장을 달성했지만 그 이후 유지가 안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으면서 "마라톤을 완주하려면 빨리 뛰려고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경제 상황이 80년대만 해도 잠재성장률이 7.8%에 달했으나 90년대는6.2-6.3%로 떨어지고 현재는 최선을 다할 경우 5% 밖에 안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단기적으로 5%를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 첫번째 메시지고 두번째는 (잠재성장률) 5%를 5.5%나 6%로 만드는 체력을 키우는데 신경써야지 더 빨리 뛰는데치중하면 안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양극화 현상을 가져온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몰락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앞으로는 자영업자, 중소기업 지원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외환위기 때 대기업이 겪은 것과같은 구조조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경쟁력 없는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으면 시장을 교란하고 나머지 기업에 대한 지원도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하며경쟁력있는 기업만 살아남게 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대기업 전체 설비투자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빼면 나머지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규모는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점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이 강연을 시작하면서 '경제현실을 아니는 것이 아니고 석달전, 넉달전,다섯달전 추세를 아는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박 회장은 "정부가 모든 기업의 정보를 알고있기 때문에 가장 잘 알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그렇지 않다는 것을 고백해 줬다"면서 "기업인들은 바로 오늘 자료를 갖고 기업실정을 정확히 알고있는데 정부는 3-6개월전 자료를 갖고 분석하다보니 기업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