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김혜수의 남자를 빼앗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김민선과는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무려 6시간 동안이나 머리채를 잡고 싸우면서도 밀리지 않았다. MBC 주말드라마 `한강수타령'(극본 김정수, 연출 최종수)에서 오랜 연인인 김석훈과 김혜수 사이에 끼어들어 한바탕 `풍파'를 일으키며 눈길을 끌었던 신인배우 한세미(23). 드라마 출연 경험이라고는 고작 MBC 아침드라마 `성녀와 마녀' 정도가 전부이지만, `한강수타령'에서 고두심, 한인수, 박정수, 최민수, 김혜수, 김석훈, 김민선,봉태규 등 수많은 선배 연기자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기 몫을 해냈다. 그가 맡은 역할은 가영(김혜수)과 7년 동안 사귄 준호(김석훈)의 사랑을 차지한 유나. 명동거리 한가운데에서 키스를 요구할 정도로 당돌한 신세대이다. 그는 "드라마에서 첫 키스신이었는데 주위에 사람들이 천명이 넘게 모여서 부끄러웠다"라며 "거리 키스는 처음이었는데 평생 다시는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속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낸 탓인지 그를 보는 사람들은 모두 `실생활 같다.',`성격이 진짜 그런 것 같다'고 한 마디씩 한다지만, 그는 "사실 정말 힘들었다.실제로는 전형적인 A형 성격으로 순정파에 가깝다"고 말했다. 드라마 출연 경험은 많지 않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연극반 활동을 시작해 중앙대연극과에 진학하기까지 연기수업을 계속 받아왔다. 극단 차이무의 `행복한 가족'으로 대학로 연극무대에 선 적도 있다. `한강수타령'에 출연하면서는 많지 않은 출연분량이었지만, 한 장면 한 장면 최선을 다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민선과 싸우는 장면에서는 팔꿈치에 흉터가 날 정도로 싸웠다. 한 번도 누구와 큰소리로 싸워본 적이 없다는 그는 이날 촬영을 위해 전날 특별히 덩치 큰 상대와 실전 같은 리허설을 하기도 했다. 그는 "떡볶이 가게에서 아주머니가 제가 나오는 장면을 보고 `여시같은 년'이라고 욕을 하더라"면서 "저인 줄 모르고 그러신 것인데, 욕을 먹어도 기분은 좋았다"고 웃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가영(김혜수)과 같은 입장에서 복수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그는 "연극을 할 때 항상 오디션은 착한 역할로 보는데 주어진 역은 미친 여자같은 것이었다"면서 "그때는 싫었는데 이제는 그런 역이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