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수출 2백억달러 시대가 열렸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백55억6천만달러였던 휴대폰 수출(부분품 포함)은 올해는 2백3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휴대폰 업체들은 국내에서는 경기침체와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의 영업정지 등으로 올해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해외에서는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휴대폰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한국산의 브랜드 인지도가 좋은데다 카메라폰 등 고가품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노키아 모토로라 등이 주도해온 유럽형(GSM)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도 큰 요인이다. 정보통신수출진흥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국내 업체들의 GSM 단말기 수출액은 93억달러로 지난해 수출액 76억달러를 이미 크게 넘어섰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휴대폰 빅3'가 올해 거둔 성과는 눈부실 정도다. 휴대폰 시장에서 세계 2위로 도약한 삼성전자의 올해 수출물량 추정치는 약 7천9백만대. 지난해 4천8백40만대에 비해 63% 늘어난 수치다. 내년에는 내수를 포함해 1억대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텃밭인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올랐고 GSM시장에서는 모토로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란 등 신흥시장에서는 노키아와 모토로라를 제치고 1위 업체가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수출물량의 40%가 안테나 없는 카메라폰,슬라이딩 카메라폰 등 고급 카메라폰이었다"며 "아테네올림픽 공식 후원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올해 수출물량이 지난해 2천4백만대에 비해 67%나 증가한 4천만대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5년 수출 목표치도 6천6백만대에 달해 내년에는 지멘스와 세계 4위를 놓고 격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해 북미와 유럽의 GSM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LG전자의 GSM 단말기 판매량은 지난해 분기당 1백50만대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1분기 2백50만대,2분기에 3백70만대,3분기 5백80만대로 급증했다. 3분기까지 GSM 단말기 판매대수는 1천2백만대로 지난해 6백만대의 2배에 달했다. LG전자는 또 3세대(3G)폰 시장에서 3분기까지 1백20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25.8%로 일본 NEC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자체 브랜드 수출을 시작한 팬택계열은 올해 해외시장에서 1천5백50만대를 팔아 역시 50%가 넘는 수출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미지역의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80%나 늘어난 7백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팬택은 내년부터는 북미지역에 자체공급망을 구축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판매량도 올해보다 약 30%이상 늘릴 계획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문성배 박사는 "휴대폰은 우리 업체들의 핵심기술력이 뛰어나고 브랜드 이미지도 좋아 내년에도 15∼20% 정도의 수출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