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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감나무 아래 솜돌이 ‥ 한미영 <한국여성발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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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영 한국여성발명협회장 myhan58@hotmail.com > 우리 집에는 감나무가 한 그루 있다. 감도 크고 달다. 몇 년 전부터 가끔 감나무 밑에 밥 찌꺼기를 묻어 주었는데 그것이 꽤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그 감나무 아래 우리 집 옥외 식구가 살고 있다. 솜돌이와 순순이 백구 두 마리다. 솜돌이는 여름에 감나무 덕을 톡톡히 본다. 무더위 때면 감나무 그늘에서 달콤한 잠에 빠져들기도 한다. 또 언제부터인지 떨어지는 감도 주워 먹고 있다. 솜돌이는 순순이의 새끼다. 두 마리 모두 얼마나 힘이 좋은지 목줄이 심심치 않게 끊어진다. 순순이가 더 똑똑한 것 같고,솜돌이는 제멋대로다. 식구들이 외출하려고 마당을 지나갈 때 기분이 좋으면 제 집에서 나오고 기분이 여의치 않으면 나오지 않는다. 그저 망연히 쳐다만 본다. 솜돌이는 나에게만 똑똑한 것 같다. 기분 좋은 날은 어떻게 아는지 내가 현관을 나서면 땅 바닥에 배를 바싹 붙이고선 한 쪽 발을 탁 치켜들고 만져달라고 애교를 부린다. 솜돌이는 항상 묶여 있다. 묶어놓은 것은 불쌍하지만 다니는 사람들에게 위험할지 모르고,순순이가 자기 어미라는 것을 모르고 풀리면 곧바로 달려들기 때문이다. 몇 번 야단을 쳤지만 교육은 포기했다. 그런데 그런 제멋대로인 솜돌이에게도 기특한 면이 있다. 오래 전 일이다. 밖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 내다보니 솜돌이 밥그릇과 그 주위에 참새들이 잔뜩 몰려와서 밥을 쪼아 먹고 있었다. 솜돌이가 참새를 쫓느라 법석을 떤다. 참새들은 날아갔다가 또다시 밥그릇에 내려앉곤 한다. 그후 어느날 무심코 솜돌이를 바라보는데 솜돌이는 집 밖으로 두 다리를 쭉 뻗고 엎드려서 참새들이 자기 밥을 먹어도 그냥 보고만 있었다. 웬일인가. 혹시 어디 아픈가 하며 살펴보니 멀쩡했다. 그 뒤로는 새들이 계속 자기 밥을 쪼아먹어도 그냥 놔두고 있었다. 이제는 지쳐서 포기했나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솜돌이의 표정이 재미있다. 솜돌이는 아주 편안한 표정으로 새들에게 계속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마치 새들이 왔다갔다 하며 먹는 모습을 즐기는 것 같았다. '아하,드디어 솜돌이가 보시하는 법을 배웠구나! 나눠먹기를 행하고 있구나!' 기특했다. 개에게도 깨달음이 있을 수 있을까(?) 이제 따뜻한 마음이 더 필요한 계절이 왔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우리끼리 나누는 행복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받는 사람보다 나눠주는 사람이 더 행복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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