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턴바스(대표 정인환)가 욕실제품 시장의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기도 포천에 공장을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욕실제품 시장의 40% 정도를 차지하면서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종업원 1백30명이 이끄는 중소기업이지만 대기업이 부럽지 않다. 올해 매출은 3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회사측은 추정하고 있다. 새턴바스의 생산품은 욕실 수납장,아크릴 월풀욕조,세면볼,샤워부스,샤워캐비넷,비데 등 욕실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 대부분이다. 택시회사 임원출신인 정 대표가 회사를 창업한 건 1990년.처음엔 기존 나무제품을 대체한 아크릴 수납장을 개발,분당신도시 건설현장에 명함을 내밀었다. 첫 작품이었지만 예상밖의 대성공이었다. 그 뒤 포천공장에 일본의 욕조 생산설비와 스웨덴의 욕조 보강설비를 들여와 이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2001년엔 국내 최대 규모인 연간 12만개의 욕조 생산능력을 갖춘 2천3백평 규모의 제2공장을 포천에서 준공했다. 지난해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본사 겸 전시장을 열었다. 새턴바스가 고가의 수입품들을 하나 둘씩 국산화하면서 욕조시장의 '큰형'으로 떠오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는 시장을 보는 안목이다. 정 대표는 '자연을 닮은 욕실문화 창조'를 기업이념으로 내걸면서 '제품'이 아니라 '문화'를 판다고 치고 나갔다. 정 대표는 "'뒷간과 처갓집은 멀수록 좋다'는 속담이 있듯 화장실은 생리공장으로 인식돼 왔다"며 "화장실을 건강과 휴식의 공간이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켜 나간 게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회사는 포천제2공장에 1백평 규모의 욕실전문 전시장인 '배스 밸리'를 ,본사에 국내 최대 규모 욕실명품 전시장인 '배스 타워'를 오픈,'문화'판매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먹혀들면서 고가의 월풀 욕조 등이 시장을 넓혀가고 있기도 하다. 두번째 성공 포인트는 지속적인 '혁신'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95년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경영혁신프로그램인 '리팩토리'를 도입,생산공정과 원가관리 납기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당시 낭비 요인을 대폭 줄인 결과 1년새 생산성을 15%까지 올리기도 했다. 이 회사는 이달부터 1억5천만원을 들여 전략인사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실적중심으로 인사와 조직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전략인사시스템 도입을 계기로 내년부터는 인센티브제도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세번째는 연구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충한 점이 회사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이 회사는 사내 연구인력을 꾸준히 보강한 데다 전기·전자,기계,건축,산업디자인 분야 교수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도움을 받고 있다. 이를 확대해 가칭 '욕실연구소'를 만들겠다는 게 정 대표의 생각이다. 정 대표는 "한국이 자랑하는 IT(정보기술)와 욕조를 결합한 제품을 잇따라 개발해 일본 등에 수출할 계획"이라며 "향후 3년 내 매출의 30%는 수출쪽에서 만들어 낸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매출목표는 올해보다 34% 늘어난 4백억원이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