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5일 당 출입기자들을 삼성동 자택으로 초청해 가진 만찬간담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놓고 여야간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치를 하고 있는 정국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당 출입기자들을 6개 그룹으로 나눠 이날 마지막으로 `집들이'를 한 박 대표는평소처럼 집안 이곳저곳을 기자들에게 설명한 뒤 미리 준비한 한식으로 저녁식사를하며 정국현안과 살아가는 얘기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기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평소 기자들에게 주로 질문만 받아온 입장인 박 대표는 이날 "국민들에게 정치권이 욕을 먹는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 "국보법 정국에서 한나라당의 해법은 뭐라고 생각하느냐"라고 기자들에게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기자들 답변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국민여론을 점검하려는 취지인 듯했다. 박 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에 대해 "민생경제 문제가시급한 데 이를 제쳐놓고 국보법을 갖고 여야가 싸운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여당에 대해 국보법 폐지안 철회를 요구했다. 박 대표는 최근의 경제난, 청년실업, 생계형 자살 증가, 안보불안 등을 거론, "야당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한 근본적인 걱정을 해야 하는데 시급하지도 않은 국보법 폐지를 막기위해 싸워야 하는 지 참 슬픈 일"이라면서 "다른 나라들은 모두 나라발전을 위해 뛰고 있는데 우리는 왜 이런 걸 갖고 지지고 볶고 싸워야 하는 지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국보법 폐지는 막아야 한다"면서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힘을 달라고 했는데 이제 그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보법폐지 저지 각오를 결연하게 밝혔다. 박 대표는 또 "국민의 80%가 국보법 폐지에 반대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며 "나라를 움직이는 것은 정치권이 아니라 결국 국민"이라고 말해 여당이 계속 국보법폐지를 밀어붙일 경우 대국민연대투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 대표는 이날 집들이를 하면서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기자단과 동요 `과꽃'을 부르기도 했다. 한편, 박 대표는 최근 자신의 미니홈피에 한 해를 보내는 소회를 남겨 눈길을끌었다. 박 대표는 "뒤돌아보니 생애에서 가장 많은 생각과 결정을 반복적으로 해야만했던 한 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올해는 내일이 걱정되고 앞날이 더나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조바심으로 한해를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