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의 표정이 모처럼 만에 밝아졌다. 지난 2일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 무산과 관련,김 원내대표가 물리적 저지없이 여당의 처리 전략을 막아낸 점이 당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해찬 총리의 한나라당 '폄하'발언 등에 대한 대처 과정에서 강경파와 소장파로부터 비판을 받는 등 곤혹스런 처지에 놓여 있었다. 강경파는 등원 전략에 반발했고,소장파는 국회를 파행시켜선 안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그의 지도력이 손상을 입었다.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 무산 및 '한국형 뉴딜' 관련 3개 법안의 협의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는 민주노동당을 열린우리당으로부터 분리시키는데 성공,의결정족수 미달로 본회의를 자동 유회시킬 수 있었다. 특유의 협상력을 발휘,'체면'을 세운 셈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