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국판 뉴딜' 관련법안 처리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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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진중인 '한국판 뉴딜' 관련 법안처리가 진통을 겪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1일 국회에서 '민생경제원탁회의' 분과위원회를 열어 국민연금법과 기금관리기본법 민간투자법 등 3개 경제법안의 일괄타결 방안을 논의했으나 핵심쟁점에 대한 입장차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양측이 가장 팽팽히 맞선 대목은 연기금이 투자한 주식의 의결권 행사문제다.
열린우리당은 연기금의 의결권을 전면 허용하되 일각에서 제기하는 경영권 관여 등의 우려를 없앨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두자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의결권 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적대적 인수합병(M&A) 등은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한나라당 최경환 제4정조위원장은 "연기금이 의결권을 갖게 되면 정부가 민간기업을 지배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낳게 된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근혜 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기관에서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좋지만 정부가 끼어들면 큰 일이 난다"며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되고,독립적으로 운용된다 해도 의결권은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은 "해외 투기세력의 적대적 M&A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연기금의 의결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연기금을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반대하고 있으며,국민연금법 개정안도 연금 운용주체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이날 3개 법안의 일괄처리 방안을 제안했으나 한나라당은 아직 국민연금법에 대한 당내 논의가 안됐다며 반대했다.
한나라당 정책위 관계자는 "의결권 문제만 받아들여지면 다른 쟁점은 원만히 타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양보하지 않으면 일괄타결은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위원장은 "국민연금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등 한나라당이 회의를 지연시키고 있다"며 "원탁회의에서 합의가 안되면 해당 상임위에서 표결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