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쓰는 IT솔루션으로 불황탈출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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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에 있는 자동차 정비업체 "K정비센터"는 요즘 불황을 모른다.
지난해 빌려쓰는 방식의 정보기술(IT)솔루션 "렌트IT"를 도입, 고객관리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정비센터를 운영하는 K사장은 카센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철저한 고객관리서비스를 통한 마케팅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돈이 문제였다.
대기업처럼 전산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할 수 없었다.
정보화시스템을 산다하더라도 직원 3명 월급주기가 빠듯한 상황에서 어림도 없다.
그래서 K사장은 응용프로그램임대(ASP)방식으로 매월 일정액을 내는 정보화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을 관리했다.
비용은 한달에 3~10만원선.
K사장은 정보화시스템을 통해 정비를 마친 고객에게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안내메시지를 보냈다.
각종 행사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문자메시지와 직접메일(DM)도 발송했다.
고객들의 신뢰감이 쌓이면서 차츰 단골고객이 늘었다.
적은 비용으로 단골만들기에 성공한 것이다.
고객의 90%가 단골이 되는 마케팅 성과를 냈다.
뿐만 아니다.
회계관리 기능을 활용해 매입 처리와 외상판매금 관리 등을 쉽게 해결해 경영 효율성도 높였다.
탄탄한 고객기반을 갖춘 K정비센터는 직원 3명에 연간 매출액이 약 20억원에 달하는 탄탄한 알짜업체가 됐다.
K정비센터가 도입한 '빌려쓰는 IT솔루션'은 KT(비즈메카) 하나로텔레콤(마이비즈) 데이콤 엘리온 등이 정부의 국책사업인 '소기업 정보화 사업'의 하나로 내놓은 제품이다.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이 이 제품을 쓰면 월 일정액만 내고도 인터넷을 통해 대기업 못지 않은 정보화시스템을 빌려 쓸 수 있다.
서버와 프로그램을 사야 하고 전산인력을 둬야 하는 등 IT인프라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도 정보화 시스템을 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같이 빌려쓰는 IT솔루션을 도입한 자영업자나 소기업 중소기업이 올 들어 크게 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소기업은 정보화의 불모지대였다.
그러나 정보통신부가 KT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등과 함께 소기업정보화사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지난 9월 말 현재 빌려쓰는 방식으로 정보화시스템을 채택한 중소기업수가 30만개를 넘었다.
소기업 정보화의 대상이 되는 종업원수 1∼50명인 기업수가 3백만개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0곳 중 1곳은 '빌려쓰는 IT솔루션'을 쓰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빌려쓰는 IT솔루션'이 확산되는 것은 저렴한 비용으로 정보화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규모기업 또는 중소기업,심지어 자영업자까지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솔루션을 다양하게 갖췄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빌려쓰는 IT솔루션에는 어떤 게 있을까.
크게 4가지로 나뉜다.
먼저 기업을 위한 솔루션으로 △기업내부업무 솔루션과 △기업간 업무솔루션이 있다.
자영업자를 위한 것으로 △고객관리시스템과 △업종별 업무관리시스템이 있다.
콜매니저나 홈페이지빌더, 쇼핑몰 빌더 등이 고객관리시스템이다.
자영업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것이 업종별 솔루션이다.
건설중장비업체나 식당 소매점 교회 스포츠센터 인테리어 안경점 병원 학원 미용실 렌터카 태권도학원 프랜차이즈점 등 거의 모든 업종에 필요한 전산프로그램이 갖춰져 있다.
백기훈 정보통신부 인터넷정책과장은 "최근 유럽연합(EU)이 주최한 한 워크숍에서 한국의 소기업 정보화사업이 '다른 국가에서 널리 전파되어야 할 모범사례'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