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거래소 이사장 후보3인 의문의 줄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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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가 통합 증권거래소 이사장 후보 추천 결과에 관한 논란과 관련,세 명의 후보들이 각각 자진해서 사퇴했다고 발표했지만 당사자들로부터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후보 중 한명이었던 강영주 증권거래소 이사장은 측근을 통해 "이사장 후보 지원은 했지만 사퇴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강 이사장이 통합거래소 설립추진위원회 위원이라는 이유로 정부가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는 "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가 돼 달라고 해서 지원했을 뿐 처음부터 하겠다고 나선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직(산업은행 총재)에서 물러난 지 오래돼서 그런지 감이 떨어진 것 같다.
다 그렇고 그런 것 아니냐"며 불만을 우회적으로 토로했다.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의 충격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의 한 측근은 "이 사장이 정부나 정치권 인사들과 두루 친분이 있는데다 예보 사장으로서 대과없이 직무를 수행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 때문에 임직원들은 통합거래소 이사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봤다"고 말했다.
추천위원 7명중 1명인 권영준 경희대 교수도 "3명의 후보가 자진해서 사퇴했다고 정부에서 말하고 있으나 말이 안된다"며 "지난 22일 최종면접에서 각자 자기만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식의 강한 의지를 보였는데 외압없이 사퇴할 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외부로부터 모인사를 추천해 달라는 압력성 전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조회하면 금방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어 "후보추천위가 6명의 후보 중 1명만 선정해 설립위원회에 올릴 예정이었으나 재경부가 3명을 올리는 것이 관례라고 고집을 피워 3명으로 선정했다"며 재경부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후보들 가운데 정 전 총재가 전문성과 추진성,열정 등을 갖추고 있어 추천위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며,일부 추천위원들은 정 전 총재가 선정돼야 한다는 내용을 종이에 적어 설립위원회에 전달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