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32.카스코)이 2004 신한코리아골프챔피언십(총상금 355만달러) 첫날 쟁쟁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멤버들을 제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제주도 출신 양용은은 25일 제주 중문골프장(파72. 7천454야드)에서 열린 대회1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이글 2개에 버디 3개를 곁들여 6언더파 66타를 쳤다. 올해 PGA 투어 상금랭킹 36위인 테드 퍼디(미국)가 7언더파 65타로 단독 선두에 나선 가운데 양용은은 출전선수 가운데 가장 세계랭킹이 높은 파드리그 해링턴(6위.아일랜드)과 함께 1타차 공동 2위에 자리잡았다. 이날 경기는 강한 바람 속에서 진행됐지만 이곳 날씨와 코스에 익숙한 양용은에게는 오히려 이득이 됐다. 양용은은 2번홀(파3)부터 보기를 범해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타수를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6번홀(파4)에서 양용은은 아이언샷을 핀 1m 앞에 올려놓은 뒤 가볍게 버디를 낚았고, 이어 최장거리홀(596야드)인 7번홀(파3)에서도 5번 우드로 친 세컨드샷이핀 2.5m 앞에서 멈춰 이글을 추가했다. 자신감을 찾은 양용은은 후반 들어서도 버디 2개와 이글 1개를 더 잡아내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특히 양용은은 15번홀(파5)에서도 7m짜리 이글퍼트를 컵 안으로 떨궈넣으며 총4개의 롱홀에서 보기 없이 이글 2개, 버디 1개를 낚는 장타력을 과시했다. 양용은은 "프로가 되기 전에 자주 들렀던 골프장이라 낯설지 않다. 공략하는 지점과 바람부는 방향에 대해서도 캐디와 의견 조절이 잘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있었다"고 비결을 밝혔다. 빠른 그린을 걱정했던 양용은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웃으면서 "PGA 선수들에게 한수 배워야겠다고 편안하게 생각했었다. 내일도 너무 잘하려는 욕심없이 침착하게만 하면 좋은 플레이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양용은에 앞서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내는 완벽샷을 선보인 퍼디. 지난해 PGA 2부투어 네이션와이드투어에서 상금랭킹 15위를 차지해 PGA 무대에 복귀한 퍼디는 올 시즌 2위에 2번, '톱10'에 4번 각각 진입하는 등 최고의 한해를 보낸 데 이어 이날 선전으로 한국팬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심었다. 퍼디는 "바람도 불고 그린도 어려웠지만 퍼팅이 잘돼 버디를 7개나 잡을 수 있었다"면서 "어렵기는 하겠지만 내가 우승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후보 해링턴은 이날 양용은과 마찬가지로 이글 2개를 뿜어내며 보기 1개,버디 3개로 6언더파 66타를 쳐 퍼디를 1타차로 추격했다. 바람에 자신감을 보였던 해링턴은 "66타를 쳐 선두에 가까운 스코어를 내 기쁘다"면서도 "이글 2개를 잡았지만 잘했으면 4개도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낸 나상욱(21.코오롱엘로드)도 보기 1개에 버디 3개로 2언더파 70타를 쳐 카를로스 프랑코(파라과이), 마크 캘커베키아(미국), 미겔 앙헬히메네스(스페인) 등과 나란히 공동 7위를 이뤘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를 비롯한 나머지 한국인 출전선수들은 좋지 못한 플레이로 체면을 구겼다. 마크 헨스비(호주)와 맨 마지막 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 최경주는 1번홀부터 보기를 범한 데 이어 4번홀(파4)에서는 티샷을 OB 구역에 떨어뜨리면서 트리플보기까지 저지르는 등 18홀 내내 최악의 샷 난조를 보였다. 최경주는 중반 이후 버디 3개를 잡기는 했지만 결국 트리플보기 1개, 보기 4개로 4오버파 76타를 쳐 35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국내파 상금 1위 장익제(31.하이트맥주)도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더블보기와 보기를 각각 2개씩 저질러 공동 36위, 박노석(37.P&TEL)도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보기5개를 쏟아내며 공동 30위에 머물렀다. 한편 메이저대회 6승을 자랑하는 '스윙머신' 닉 팔도(영국)도 나상욱과 한 조에서 1라운드를 치렀지만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보기 3개를 범해 공동 30위를 차지했다. (서귀포=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