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주들이 잇따라 인수·합병(M&A) 이슈에 휘말리면서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미국 칼라일그룹이 한진그룹과 4억달러 규모의 한진해운 물류부문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진해운측은 이날 공시를 통해 "물류사업 부문의 효율적 운영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나 칼라일그룹에 의한 피인수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장중에 5% 이상 오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대한해운은 노르웨이계 골라LNG에 의한 M&A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현대상선도 골라LNG와 관련있는 노르웨이계 펀드가 지분을 7.42% 매입하면서 M&A 우려에 휘말려있는 상태다. 또 범양상선은 최근 STX에 인수됐으며 세양선박 역시 최근 외국인이 지분을 대량 매입하면서 M&A 우려가 재연될 조짐이다. 남권오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해운업체들에 대한 잇단 M&A 제기에 대해 "해운업의 호황 사이클마다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한국업체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아주 낮다는 점이 배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연구원은 "한국 해운주의 PBR는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1배도 안된다"면서 "아시아 경쟁업체들의 PBR가 2배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한국 해운주의 투자매력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해운업 호황이 지속되는 한 M&A 이슈는 계속 살아있을 것"이라며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운주의 M&A 이슈가 '테마'에 불과할 뿐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창목 우리증권 연구원은 "해운업 호황기에다 국내 업체들의 실적개선폭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져 외국인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M&A보다는 투자수익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에도 실제 M&A가 이뤄진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M&A 재료에만 의존한 투자는 위험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