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통념'이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 '외국인' '경기전망' 등 과거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해온 펀더멘털이 증시에서 더 이상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있다. 얼마전까지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종합주가지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삼성전자 주가를 보면 종합주가지수가 보인다'는게 증시의 통설이었다. 외국인이 매수하면 주가가 오르고 매도하면 떨어지는 것도 불문율처럼 통했다. 경기전망이 나빠지면 주가는 떨어지게 마련이라는 것도 움직일 수 없는 진리였다. 하지만 최근 증시는 이 같은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기 시작했다. 기관의 매수확대와 굴뚝주들의 재부상등이 그 이유다. ◆주요 증시변수의 위력 축소 7월초부터 지난 24일까지 약 5개월간 삼성전자와 종합주가지수의 상반된 흐름이 좋은 예다. 이 기간 중 삼성전자 주가는 8.81% 하락했다. 하지만 종합주가지수는 오히려 13.17% 올랐다. 올들어 계속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온 삼성전자와 종합주가지수가 7월 이후 점점 그 격차가 벌어지는 양상이 뚜렷하다. 외국인 매매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은 지난달 25일 이후 한달동안 거래소시장에서 3천4백9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종합주가지수는 7.97% 올랐다. 지난달 중순부터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내년 성장률을 일제히 하향조정하는 등 부정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주가를 끌어내리지 못하고 있다. 함성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과거의 통념을 완전히 깨트리고 있다"며 "이는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움직이는 힘이 달라졌다 대신증권은 △굴뚝주들의 재부각 △기관의 매수확대 △글로벌 기업들의 수익성 안정 등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증시의 '절대강자'였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4월말 22.98%에서 지난 24일 16.15%로 감소한 반면 전통적 굴뚝주인 포스코 현대차 SK㈜ S-Oil KT&G 한국전력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 비중은 14.06%에서 17.47%로 확대됐다.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대신 다른 블루칩들의 힘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이다. 김한진 피데스증권 전무는 외국인 영향력과 관련,"외국인들이 소폭 매도우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헤지펀드 등에 국한돼 있어 지수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오히려 연기금 등의 매수 확대와 연말 배당을 겨냥한 매수세를 고려할 때 기관이 증시의 주체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원기 메릴린치 전무는 "현대차 LG전자 포스코 등 글로벌 기업들의 품질력과 브랜드 파워는 세계적 수준"이라며 "경기후퇴 등과 같은 악재보다는 국내 대표주들의 지속적인 수익성 향상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