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사람이라면 누구나한 번 쯤은 길을 잘 몰라 헤맨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운전 경험이 어느 정도 쌓여 자주 다니는 지역의 지리에 익숙해지더라도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처음 가보는 여행지에 간다든가 교통정체가 심한 지역을 피해가기위해서는 해당 지역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절실하다. 지도책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최근 주요 자동차 회사와 정보통신 업체에서제공하는 텔레매틱스(텔레커뮤니케이션과 인포매틱스의 합성어) 서비스를 이용하면아직 운전이 익숙지 않은 사람에게는 상당히 유용할 수 있다. ◆어떤 게 있나 = 현대.기아차에서 중형급 이상 차종에 제공하고 있는 `모젠'이대표적인 텔레매틱스 서비스다. 가장 기본적인 길안내 서비스를 포함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내비게이션서비스와 위급상황시 긴급출동 및 도난차량 추적이 가능한 세이프티 서비스, 무선인터넷 생활정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일단은 에쿠스와 오피러스, 뉴그랜저XG, NF쏘나타, 옵티마 리갈, 투싼, 테라칸,트라제XG 등 중형급 이상 차종과 일부 RV(레저용 차량)에만 적용되고 있다. LG전자에서 공급하는 MTS 200 모델 단말기가 옵션으로 장착되며 판매가는 195만원. 최근 새로 출시된 MTS 300 단말기는 에쿠스와 오피러스에만 적용되며 단말기 가격은 100만원이지만 DVD 내비게이션을 추가로 장착해야 한다. `모젠'의 이용요금은 가입비 4만원, 월기본료 2만8천원(통신기본료 포함)에 서비스 이용량에 따라 ▲비서 서비스료(건당 300원) ▲음성 통화료(10초당 18원) ▲데이터 이용료(패킷당 2.5원) 등이 부가된다. `모젠'이 비싸다고 생각되는 운전자들은 SK㈜와 SK텔레콤에서 제공하는 `네이트드라이브' 서비스를 생각해봄직하다. `모젠'과 달리 휴대폰 단말기만 있으면 비교적 싼 가격에 텔레매틱스 서비스를이용할 수 있다. 3만원과 6만원 두 가지 가격대의 GPS 기능이 있는 단말기를 설치한 뒤 월 2만원의 이용료를 부담하면 길안내 서비스를 포함한 각종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추가요금없이 무제한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서비스를 적게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월 9천원의 기본료에 서비스 이용량이따라 건당 요금이 추가되는 레규러 요금제와 기본료 없이 서비스 이용량에 따라 건당 요금만 부가되는 라이트 요금제도 최근 선보였다. ◆내게 맞는 서비스 꼼꼼히 따져야 = 일단 `모젠'의 경우 중형급 이상 차량과일부 RV 차량에만 제공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제한돼 있으며 단말기 가격만 100만원이 넘는 등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또 TV 시청의 경우 차가 멈춰있을 때만 가능하며 최근 가정에서 SD나 HD급 화면에 익숙한 운전자들에게는 화질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이용자가 점차 확대되고 초기의 개발비 등이 빠지게 되면 가격도 내려갈 전망이지만 아직까지는 프리미엄 고객 위주여서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다. `네이트 드라이브'의 경우 서비스가 가능한 휴대폰 기종이 제한돼 있고 각종 정보가 휴대폰 화면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LCD 화면인 `모젠'에 비해 제공되는 정보가제한적이다. 또 길안내 서비스가 주로 화살표식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모젠'과 같이 상세한지도식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으며 TV나 DVD 시청은 불가능하다. 최근 새로 개발된 서비스에는 지도 정보 제공이 일부 추가돼 기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으나 가끔 핸드폰이 음성을 인식하지 못한다거나 온라인 상태가 끊기는 일이 발생한다. 텔레매틱스가 아직은 보급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보완해야 할 문제들이많이 있는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