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기업을 모십니다." 울산시가 파격적인 입주조건을 내걸고 외국인 투자기업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같은 조치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울산에 뿌리를 둔 대기업들이 제2 공장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등 기업의 '탈울산'이 가속화하고 있는데 대한 특단의 대응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울산지역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산업의 본거지여서 지금까지 '불황 무풍지대'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들어 지역기업이 하나둘씩 빠져나가면서 지역경제 기반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우선 공장용지 가격부터 내렸다. 울산시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인프라를 갖춘 공장용지를 조성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으며 외자유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올해 12월 완공예정인 북구 매곡동 일원 6만4천여평 규모의 매곡지방산업단지는 자동차와 선박제조 관련 부품제조업과 조립금속부문의 외국인업체가 투자할 경우 조성원가(평당 57만2천원)보다 16% 낮은 48만2천원에 분양키로 했다. 또 외국인 투자기업 단지의 입주요건도 크게 완화했다. 사업비 3백96억원을 들여 지난해 7월 남구 부곡동 일대 5만7천여평에 조성한 이 단지는 국내 기업에는 평당 47만3천원,외국인 투자기업(외자비율 30% 이상)에는 평당 36만4천원에 공급해 공단 조성원가(평당 69만원)보다 31∼47% 낮은 가격에 분양하고 있다. 이와함께 외국인 기업에 대한 지원조항도 대폭 보강해 30억원을 초과하는 시설투자를 할 경우 2억원까지의 지원금 외 종업원 1인당 50만원의 고용보조금을 지급한다. 외국인 전용학교와 주거단지 등 건립에 관한 지원근거도 마련해 놓은 상태다. 파격적인 외국인 기업 유치작전은 올들어 진가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외국인 단지에는 캐나다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 모두 5개 기업이 50억여원을 투자해 이미 공장을 가동중이거나 짓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석유화학과 열교환기 및 고주파 벤딩 등 첨단 제조업체다. 울산에 이미 투자한 외국인 기업에 대해서는 '감동적인' 행정시책을 통해 추가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 강성노조로 투자 철회단계까지 갈뻔 했던 오드펠사에 대해서는 울산시가 발벗고 중재에 나서 노사문제가 원만히 해결돼 2백40여억원의 추가 투자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오드펠은 세계 16개국에 지사를 둔 다국적 해상물류업체다. 조기수 울산시 경제통상국장은 "울산지역은 이미 18개국 80개 외국인 기업들이 26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외국인 투자단지"라며 "투자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산업구조를 고도화할 첨단 기술력을 가진 업체를 얼마나 유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