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여성 억압으로 악명이 높았던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여형사의 활약으로 경찰에 지원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BBC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부분적으로는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시의 유일한 여형사인 말라라이 카카르의 공적 때문이다. 총격전에서 암살단원 3명을 사살한 일화로 유명세를 탄 카카르는 자신의 일상이 사람들의 싸움을 말리고 강도,살인범을 쫒는 일반 경찰들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82년 경찰이었던 아버지와 오빠들을 따라 칸다하르 경찰에 입문했지만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그리고 3년전 탈레반 정권이 축출되면서 다시 경찰직을 되찾았다. 그러나 그녀 역시 탈레반 여성 억압의 상징으로 알려졌던 부르카를 벗지는 못하고 있다. 일할 때 머리에서 발끝까지 감싸는 부르카를 입는 것을 그녀는 자발적인 것이라고 강조하며 때로는 부르카가 일을 수월하게 해 준다고 말했다. 한 여성이 10개월 동안 손발이 묶여 집에 갇혀 있다는 제보를 받고 달려갔지만 아이들이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다행히 부르카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못 본 숙모'라고 말하고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어린 아들과 함께 줄에 묶여 있던 그 여자는 죽은 남편의 형제와 결혼했다가 이혼을 당한 후 남편에 의해 감금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카카르가 말했다. 그는 탈레반이 아프간의 문화와 사회분위기에 영향을 미쳐 여성을 2류 시민으로여기며 학대하는 일이 아직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다른 여성들도 칸다하르시 경찰에 들어오고 있다며 아프간 여성의 미래를 낙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영 기자 quarri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