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LG카드 증자를 위해 농협, 국민은행등 채권금융기관과 협상을 시작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LG카드의 1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농협,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대주주와 LG카드의 자본확충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주 딜로이트앤투시로부터 LG카드 상장유지를 위해서는 1조2천억원의 증자와 5.7대 1의 감자가 필요하다는 용역보고서를 받았으며 이를 토대로 채권단과 증자규모, 채권금융기관간 배분비율 등을 조율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일부 대주주와 접촉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협상과정에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산업은행이 농협, 국민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5% 이상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와 먼저 접촉해 증자규모와 감자비율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눈 뒤 나머지 채권금융기관, 그리고 LG그룹과 만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증자협상의 관건은 LG그룹이 출자할 규모로 LG그룹이 많이 부담할수록 채권단의 부담은 줄어들게돼 채권단에서는 최대한의 출자를 요구하자는 분위기이다. 현재 LG그룹이 회사채 등의 형태로 가지고 있는 채권규모는 1조1천750억원으로 이중 3천억원은 지주회사 소유로 공정거래법상 출자할 수 없다. 그러나 채권단의 이러한 분위기와 달리 LG그룹은 대규모 출자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협상의 관건은 LG그룹의 출자규모"라며 "LG그룹이 많이 부담해 채권금융기관의 부담이 줄어들면 채권단간 협상도 쉽게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금융기관들도 아직까지는 증자에 불만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작년말에 LG카드 사태가 터진 뒤 산업은행은 더 이상의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채권단에 약속했다"면서 "1년도 지나지 않아 추가로 출자하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