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전건설 사업이 지연되면서 설계를 담당하는 한국전력기술,주장비 공급업체인 두산중공업,시공사인 주요 건설업체 등 산업계도 어려움에 빠져 있다. 최근 4기의 원전 신규입찰을 실시한 중국이 한국에 아예 입찰자격도 주지 않은 것은 이 같은 한국 내 상황을 고려한 결과로 보여 원전을 수출 주력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국내 원자력업계의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신고리 1,2호기 주설비공사 업체인 현대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등은 지난해 7월부터 공사현장에 인력을 배치한 상태이나 정부의 건설허가가 늦어지면서 현재 50명의 최소한 인력만 운영하고 있다. 착공이 6개월 늦어진 신월성 1,2호기의 건설업체인 대우건설 삼성물산 LG건설 등도 마찬가지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기술력을 보유한 고급 인력들이 일감이 줄면서 구조조정에 내몰리는 형국"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중국은 최근 4기의 원전 건설을 발주하면서 미국과 프랑스에만 수주전 참여 자격을 부여했다. 한국표준형원전(KSNP)으로 중국시장 진출을 노리던 국내 원전업계의 전략이 심대한 타격을 입은 셈이다. 한국은 원전 건설을 중단한 서구국가와 달리 그동안 30년 이상 꾸준히 원전을 지어왔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중국 원전 수주전에 적극 뛰어들었지만 최근 국내 원전 건설 논의가 주춤하면서 이 같은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