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투자 벤처펀드, 내년부터 분기마다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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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내년부터 매분기마다 벤처펀드와 운용사들을 평가한다.
정부가 경기활성화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평가는 향후 벤처투자는 물론,사모펀드(PEF)투자 등에서도 주요 지침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2일 보건복지부와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벤처.기업구조조정(CRC).사모펀드의 평가와 운용사들의 관리감독을 내년 1·4분기부터 분기별로 실시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이를위해 최근 기업경영 컨설팅업체인 네모파트너스와 투자평가 및 관리감독에 관한 계약을 2년간 맺었다.
◆왜 평가하나=현재 국민연금이 벤처 및 CRC에 투자한 금액은 5천2백80억원이다.
2002년 벤처펀드에 9백10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2003년 벤처 및 CRC분야에 각각 1천7백50억원과 1천1백20억원을 출자했다.
올해는 CRC분야에 1천5백억원 출자를 위해 운용사를 선정 중이다.
문제는 벤처펀드가 대부분 비상장·비등록 초기 기업 위주로 투자돼 있기 때문에 여태껏 연말 감사보고서 외에는 벤처 투자실적을 가늠할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기금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기존의 채권 등 금융상품 투자에서 나아가 도로·항만 등 민자SOC(사회간접자본) 개발 투자를 비롯 벤처투자 등 대체투자에 나서야 된다는 정부 내 입김이 거세지면서 벤처투자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제기돼 왔다.
◆어떻게 평가하나=국민연금은 운용사가 16개사에 투자조합 수가 27개에 달하는 점을 감안,큰 기준만 제시하고 운용사들이 우선적으로 운용조합들을 자체 평가할 수 있도록 재량을 부여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이 제시한 평가지침은 투자한 지 1년 미만 기업의 경우 취득원가를 적용하되 1년 이상 기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방법을 채택토록 제안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시가를 선택하되 시가가 없을 경우엔 △독립적 제3자의 거래가 △상대가치 △본질가치 △자산가치 등의 평가방법을 가중평균해 사용토록 권장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나온 평가내역을 매분기 접수,자료에 대한 신뢰성을 검토한 뒤 운용사에 대한 등급도 'A'부터 'D'까지 매기는 등 장기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르면 2006년부터 복합적인 평가결과를 토대로 운용사들의 재선정 여부는 물론 향후 벤처투자 포트폴리오 비중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장=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기금의 벤처 SOC 등 대체투자 규모를 올해 1조원에서 내년 1조6천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중 가장 많은 44%가량인 7천억원이 벤처·기업구조조정·사모펀드에 투자된다.
국민연금도 이 같은 정부 정책에 부응,지난 8월 대체투자만 전담하는 대체투자팀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일련의 변화가 정부의 대체투자 본격화를 위한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또한 벤처펀드에 대한 평가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최근 부실투자 논란이 일고 있는 2천5백억원 규모의 정보화촉진기금 벤처펀드 및 3천억원 규모의 KIF 등 다른 벤처펀드도 이 같은 평가작업을 도입하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