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몇 가지나 될까. 21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2004 농심 라면요리왕 선발대회'는 마치 '별천지 라면 세계'에 온 것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4백여명이 참가한 예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에 올라 온 1백명(외국인 10명 포함)은 이날 자신이 개발한 각양각색의 라면 요리를 선보였다. 학생 주부 직장인 외국유학생 등 결선진출자들은 실용성이 있는 영양식에서 호텔식당에도 올릴 수 있는 고급라면까지 다양하게 선보여 관람객들의 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실용적 라면요리 가정주부 소옥자씨(45)가 출품한 '저팔계 라면'은 쉽게 만들 수 있는 영양식 라면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6백㏄의 끓는 물에 고추장 마늘 파로 버무려 놓은 돼지고기와 콩나물,스프를 넣고 한번 더 끓여냈다. 물이 반으로 줄자 라면을 넣고 2분 더 익힌 뒤 녹말가루를 뿌려 저은 후 미나리와 깻잎채 청양고추를 얹고 당근채를 고명으로 올려놓았다. 직장인 하성훈씨(32)의 '속풀이 라면'은 콩나물 북어포 해산물 계란 버섯 대파 청양고추가 들어가 시원하면서도 매콤한 맛을 냈다. 물과 콩나물 북어포 무를 넣어 끓인 뒤 콩나물이 다 익으면 면과 해산물 버섯을 넣었다. 김포대학 조리학과 김남형씨(24)의 '해물누룽지탕면'은 건해삼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양파 죽순 당근 새우살 등이 들어간 영양식이다. 이 작품은 익힌 라면을 다시 튀기듯 볶아내 바삭바삭한 느낌을 강조해 중국식 면을 닮았다. ◆고급 라면요리 김영욱씨(22)는 베이컨과 야채를 재료로 킹 오브 롤(King of Roll),이영현씨(19)는 버터 생크림 조개 등을 주재료로 한 라면그라탕,박해송씨(20)는 해초샐러드 사과 등을 이용한 후레쉬라면샐러드를 선보였다. 또 김영찬씨(23)는 청포묵 라면,신명자씨(58)는 라면데이,김종일씨(35)는 젤리초밥과 라면스프 딥 소스를 작품으로 내놓았다. 젤리와 소스 등을 이용해 만든 이 작품은 이날 대상을 받았다. 청포묵 라면은 찬물에 씻은 익은 라면을 참기름에 살짝 버무려 놓은 뒤 미리 준비해 둔 익힌 양념쇠고기와 채썰기한 청포묵 오이 계란 당근 등을 얹어 만들었다. 외국인들은 라면에 자기네 고유의 향료와 재료를 섞어 넣는 요리를 많이 출품했다. 경희대 교환학생인 올레사(22·러시아)는 고기 야채 향신료 등을 라면과 함께 볶은 '러시아식 매운라면'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회에서 제시된 라면 요리방법은 농심 홍보팀(02-820-7561∼5)으로 문의하면 된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