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99년 정부는 선진금융기법을 습득한다면서 제일은행을 미국의 사모펀드인 뉴브릿지 캐피털에 단돈(?) 5천억원에 매각한 사실은 잘 아실겁니다. 또 지난해에는 외환은행 지분 51%를 또 다른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매각했습니다. 11월30일이면 론스타가 인수대금을 입금한지도 만 1년이 됩니다. 하지만 지난 1년동안 론스타는 선진금융기법의 전수는 고사하고 외환,수출입,무역금융의 특화된 경쟁력마저 마구 훼손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1천여명의 명예퇴직 신청에 응하지 않았던 직원 201명을 특수영업팀으로 발령내고 실현불가능한 영업목표를 제시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는데요. 최진욱 기자가 특수영업팀에 발령난 외환은행 직원들을 만나고 왔다고 합니다. [앵커1] 최기자, 먼저 특수영업팀이라는 새로운 부서에 할당된 영업목표를 먼저 살펴보죠. 이곳은 지난번 명예퇴직 신청에 응하지 않았던 점포장급이하 직원들이 소속된 곳인데요. CG1] (점포장급 1인당 영업목표) 개인대출(모기지론) 120억원 신용카드 1,200장 채권추심 3억원 점포장급 책임자의 1인당 영업목표는 개인대출, 다른 대출은 인정이 되지 않구요, 오로지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만으로 120억원, 신용카드는 1,200장, 채권추심 3억원입니다. 이 정도 영업목표가 어느정도 규모인지 특수영업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1) 조인희 비대위 위원장 "은행측이 제시한 영업목표는 20명정도의 점포가 1년내 할 수 있는 대출이 100억원 정도인데 조직도 없이 개인자격으로는 도저히 달성하기 힘든 목표입니다." 지난달에 외환은행이 방카슈랑스 판매 1위를 차지했습니다. 특수영업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외환은행 점포들은 추가적인 리스크를 높이는 대출은 모두 줄이는 가운데 수수료 수익만 높일 수 있는 방카슈랑스와 수익증권 판매에만 나설 것을 지시받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2] 그렇다면 론스타가 외환은행 1대 주주로 올라선것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났는데요, 그 이후 외환은행의 변화에 대해서 직원들의 생각은 어땠나요? 정말 정부나 론스타가 말하는 선진은행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까? [기자2]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직원들의 반응은 정반대였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2) 조인희 비대위 위원장 "론스타가 들어온지 1년이 지났지만 초기의 기대와 달리 선진금융기법 전수가 아닌 매각에만 촛점을 맞춘 기업가치 증대에만 주력해왔습니다." 은행들이 여수신을 늘리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사실은 다 알려진 것이지만 외환은행은 그 흔한 예금유치 캠페인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직원들의 바램도 들어보시죠. (인터뷰3) 조인희 비대위 위원장 "직원들은 모두들 불안에 떨고 있다. 제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다른곳에 인수시키고 나갔으면 좋겠다." 현재 특수영업팀 비대위는 발령에 따른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현직으로의 복귀를 은행측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또 민,형사상으로 법적인 대응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말도 하더군요. 금융산업은 결국 맨파워의 싸움인데 현재 은행은 무분별하게 인력 구조조정만 단행함으로써 외환은행만의 강점과 영업력을 스스로 훼손시키고 있다구요. [앵커3]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나요? [기자3] 정부와 론스타의 합작품이라고 해야겠죠. 해외자본을 유치한다면서 론스타 같은 벌처펀드를 끌어들여서 금융사업자로 인정해준 재경부와 금감위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정부가 외환은행을 국내 시중은행이 인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소문도 파다합니다. 혈세를 낭비하며 단기투자펀드에 은행을 넘겨 은행의 경쟁력을 훼손시켜놓고 이제와서 다시 국내 은행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는게 사실이라면 정말 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은행원들을 그 희생양으로 만들면서까지 정부와 경영진이 이뤄놓은 현재의 외환은행이 진정한 선진은행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윤증현 금감위원장이 "금융시장 신규진입 때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대주주의 적격성을 엄격하게 심사해 부적격자의 시장참여를 제한하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소 다 잃고 외양간 아무리 제대로 고쳐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사후약방격의 처방을 한다고 해도 투기자본에 은행을 넘겨서 은행을 망치고 직원들에게 고통을 준 책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