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7] 외환당국 '속수무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앵커멘트]
어제 환율이 또 다시 급락했습니다. 당초 이번 하락이 시작될 때 최저로 봤던 1080원이 힘없이 무너지자 외환시장은 '공황'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얼마전에 환율을 전망했던 취재기자를 다시 불러 왜 투매가 나왔는지, 대책은 없는건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차기자, 바로 엊그제 우리가 환율 전망을연말에 1080원, 내년에 1050원 정도 예상했는데 너무 빨리 떨어졌다. 왜 그런가요?
[기자]
시장에서 달러를 사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조선 전자관련 대기업에 이어 수출 중소기업, 금융기관 등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팔자고 나선 시장에서 매수세력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안정적 흐름을 보이던 엔달러 환율마저 103엔대로 떨어져 심리적 패닉 상태에 이른 것입니다.
환율붕괴'패닉상태'
-수급 와해 매수세력 실종
-'엔달러급락+기업손절매'
-하루 16원하락,연중최대
-올해 초보다 120원 하락
어제(18일) 외환시장은 심리적 지지선인 1080원과 1070원선이 차례대로 무너지며 1163원까지 떨어졌다가 1066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환율이 하루에 16원이나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22일 16.80원 하락 이후 14개월만에 최대 수준입니다.
특히 최근 5일간 하락폭은 46.70원에 달했고, 지난달 19일의 1144.80원 이후 한달간 낙폭은 79.40원을 기록했으며 연초에 비해서는 129.60원 떨어졌습니다.
결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원화환율을 압박함에 따라 기업 매물이 쏟아졌지만 매수세가 형성되지 못하고 환율의 급락세로 이어진 것입니다.
[앵커]
환율이 단기에 떨어진 이유를 알아봤다.
사는 사람 없이 투기적 세력의 매물이 나온다고 했는데 누가 파는건가?
[기자]
시장 전문가들은 1100원대가 무너진 주초만 해도 특정 대기업의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고 볼 수 있었지만 지난 17일부터는 누가 판다고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환율 급락을 이끌어 온 것은 환율 예측에 실패한 일부 조선업체이며 대형 전자업체의 매물도 나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측이었습니다.
매도세력 확대
-하락예상한 대기업 매도
-기업 급매물 대부분 해소
-낙폭노린 역외매수 손절매
-'투기세력+투매심리'반영
하지만 대기업 물량이 대부분 소화된 17일부터는 달러 낙폭이 커지자 시장참여자 대부분이 달러를 팔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기관이나 역외세력이 당국의 개입을 기대하며 단기에 매수했다 다시 손해를 보며 되파는 손절매 물량이 새로운 매도세력으로 등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급한 매물은 대부분 소화된 것으로 보이는데 새로 나오는 매물은 일부 투기적 세력과 시장의 투매심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어제(18일) 오후에 낙폭과대에 따른 역외매수세가 유입되며 잠깐 1070원선을 회복했지만 장 막판 다시 손절매성 매도가 쏟아지며 마감 직전 1063원까지 내려간 것도 불안한 투자심리를 보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환율이 급락하면서 매도가 다시 매물을 부른다고 했는데 정부 등 외환당국에서는 아무런 대응이 없었나?
[기자]
외환 당국의 구두 경고나 외환시장 안정용국고채 발행 소식도 환율의 급락을 막지 못했습니다.
당국 '구두경고' 소용없어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이날 오전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외환시장에 투기세력이 개입하는 것을 그냥 두지 않겠다"는 경고도 무위에 그쳤고 오는 22일 환율 조절을 위해 발행하는 환시채 1조원 입찰 소식도 환율 안정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의 달러약세 기조가 확인되고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일본 당국도 외환시장 개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엔달러 환율이 떨어지고 있어 원화환율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외환당국도 이렇다 할 대책이 없는 모양인데 그러면 환율은 계속 떨어지나?
[기자]
시장 참여자들은 이제 환율을 쉽게 점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11월 들어 지지선으로 봤던 가격대인 1100원과 1080원이 아주 쉽게 무너진 상황에서 앞으로 지지대가 얼마라고 전망하기 어려워 진 것입니다.
1050원대 마지막 지지선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게 1050원대에서는 일단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입니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이 1050원대를 예상하지만 매수세력이 없는 시장에서 마지노선이 깨진후 반등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혹시 달러화가 상승반전하거나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있다면 예측이 틀릴 수도 있겠지만 단기 낙폭이 큰 만큼 조만간 급등할 수도 있다는게 대부분의 예상입니다.
다행히 오늘 새벽 '빈라덴 생포설'등이 유포되며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정부의 개입은 가능한 것인지 궁금하다. 최근 환율하락에 대한 정부당국 입장은 어떤가?
[기자]
최근 환율이 급락하는데도 정부가 쉽게 개입하지 못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포기 또는 방치한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재경부나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의 환율정책이 내수를 살리기 위해 수정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당국 개입 어려워
-환율정책 '방치' 의혹
-내수회생위한 고육지책
-'인위적 개입없다'표방
-시장 상황 '예의주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장왜곡 논란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에서 현선물에 대한 대대적인 시장 개입과 규제책까지 내놓았던 정부의 정책적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이광주 한은 국제국장은 "직접 시장에 개입하는 과거와는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해 인위적인 개입은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지난달 국정감사 지적이후 외환시장에서 한 발 물러선 재경부 관계자도 "정부의 환율 정책이 바뀐 게 아니라 현재 대외상황이 적극 시장개입을 하기에 적당하지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만일 정부 당국이 시장에 개입한다면 언제 가 될런지 얘기해보자.
[기자]
시장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당국의 시장개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다음주가 되면 어떤 식으로든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는 게 공통된 견해입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과 독일에서 열리는 G20 회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내년 예산안 심사 등이 끝나는 다음 주초까지는 당국이 개입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이 진정되고 내년에 외평기금 한도승인 가능성이 높아져야 시장개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