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업체들이 앞다퉈 내놓은 '웰빙' 메뉴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건강 메뉴인 샐러드 판매 비중이 당초 예상과 달리 업체마다 1∼5%를 밑도는 등 유명무실한 메뉴가 되고 있는 것.반면 안티패스트푸드 단체들의 공격 대상이 됐던 전통 패스트푸드 메뉴의 인기는 여전히 높아 업체들에 새로운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올들어 패스트푸드업체들은 웰빙 샐러드메뉴를 경쟁적으로 내놨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 수준.


롯데리아가 지난 4월에 내놓은 '웰빙 후레시 그린샐러드'는 11월 초 현재 전체 매출의 1%를 밑도는 천덕꾸러기 메뉴가 됐다.


또 버거킹이 작년 4월에 내놓은 '멕시칸샐러드'도 출시 당시엔 전체 매출의 10% 정도를 채워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요즘은 4%선에 겨우 턱걸이하고 있다.


KFC가 업계 최초로 내놓은 샐러드 메뉴 '징거샐러드'도 런칭 당시엔 전체 매출의 15%까지 오르며 기세를 올렸으나 지난 10월엔 5%대로 비중이 뚝 떨어졌다.


이들 웰빙메뉴가 소문과 달리 부진한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들은 '패스트푸드 매장에 웰빙하러 가지 않는다'는 것.한 업체 관계자는 "웰빙을 위한 샐러드 메뉴는 돈을 더 주더라도 전문점에 가서 먹는 것이 요즘 소비트렌드"라며 "패스트푸드점이 샐러드를 준비해도 소비자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건강 메뉴의 경우 공략할 수 있는 타깃이 전체 고객의 10% 정도로 한정돼있다"면서 "주소비층도 제품 특성상 20∼30대의 일부 여성 고객에 국한된 것도 매출비중 저하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건강'을 외치는 고객들이 막상 패스트푸드 매장에 와서 찾는 것은 안티패스트푸드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됐던 간판 메뉴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11월 초 현재 롯데리아 버거세트의 매출 비중은 60∼70%로 작년과 거의 차이가 없으며 맥도날드의 대표메뉴 '빅맥(세트+단품)'은 지난 10월 판매 순위가 2위(작년 3위)로 올라섰다.


KFC의 치킨류 메뉴 판매 비중도 38%를 기록,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5% 늘었다.


버거킹의 햄버거 대표 메뉴 '와퍼'의 매출 비중도 55% 정도로 꾸준했다.


하지만 업체들은 '웰빙 메뉴'를 계속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패스트푸드는 몸에 안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패스트푸드점에 와서도 야채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는 방어 이미지를 견지하기 위해서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