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가기는 겁나고 할인점 가자니 썩 내키지 않고." 식품중에서도 비싼 유기농 식품,옷이나 홈인테리어 제품을 사고자 할 때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고민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쓸데없는 고민일 따름이다. 할인점의 상품과 임대매장이 갈수록 고급화되고 있기 때문.할인점에서도 백화점식 쇼핑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이마트 요즘 새로 문을 연 점포들은 잠깐 다른 생각을 하면 백화점에 와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월계점에는 할인점 최초로 '더바디샵'을 입점시켜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는 브랜드를 단독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또 용산역점에는 인지도나 경쟁력에서 떨어지지 않는 브랜드로 구성된 패션 스트리트가 있다. 톰보이,베네통 잡화,에스쁘리,옹골진,인터크루,제이폴락 등의 브랜드가 도열해 있다. 또 비싼 와인으로 구성된 와인 전문점인 와인멀티숍,유기농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으로 구성한 유기농숍을 열고 있다. 조금 다른 관점에선 전문매장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 풀무원의 유기농 전문매장인 올가홀푸드,웰빙 편집매장,친환경 통합매장 등이 있다. 주5일제 관련 여가 전문매장으로는 정원용품 전문매장,헤어케어 전문매장,아웃도어 의류를 중심으로 하는 패션 스트리트 형태의 전문매장이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전문매장 형태의 매장 구성은 상품구색을 늘릴 수 있게 해줘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임대매장에 한의원 의원 미용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어 전통적인 할인점이라기 보다 '종합 쇼핑센터' 모습을 띠고 있다. ◆홈플러스 할인점의 고급화 추세를 선도한 업체다. 예를 들어,2001년부터 홈플러스는 다른 할인점에는 없는 골프숍 귀금속매장 문화센터 등을 개설해왔다. 상품구색도 백화점 수준이다. '넘버원 포 키즈(No.1 for kids)'란 존(zone)을 구성해 국내외 유명 유아동 브랜드를 모았다. 지난해 11월초에 오픈한 동대문점과 리뉴얼을 마친 안산점에는 가전매장을 4백평 이상 초대형으로 꾸며 웬만한 가전양판점보다 다양한 상품구색을 갖춰놓았다. 또 올들어 10여개 매장에서 엠포리오 아르마니,테크노 마린,세이코,스와치 등 이른바 백화점 브랜드 시계를 한 시즌동안 판매했다. 올 여름에는 아르마니,페라가모 등 백화점에서 취급하던 명품 선글라스를 판매하기도 했다. 부산 센텀시티점과 부산 아시아드점에서는 버버리,페레가모,구찌 등을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을 판매하는 20∼25평 규모의 '유기농 농산물 전문매장'을 개장할 예정이다. 영등포점을 비롯한 리뉴얼 점포와 신규점 중 규모가 큰 점포에서 운영하게 된다. 친환경 웰빙센터 전체를 냉장실로 꾸미고 매장 인테리어도 고급화할 계획이다. '홈 솔루션 라 메종'이란 생활 인테리어 복합관도 운영 중이다. 수예,인테리어 토털매장으로 약 2백50평 규모이며 집꾸미기를 좋아하는 30∼40대 주부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할인점용 주력 브랜드로 인식되던 중저가 브랜드와 함께 백화점용 주력 브랜드로 인식되는 고가(高價)의 프리미엄 유명 브랜드를 보강한 1천평 규모의 '패션플라자'를 선보인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