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미국의 인텔과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배당 등의 주가 부양 노력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지난 10일 분기 현금배당을 2배로 늘리고 5억주의 자사주를 매입키로 결의했다. 동양증권(김미연 애널리스트)은 15일 "인텔이 최근 분기 현금배당을 주당 4센트에서 8센트로 2배로 늘리기로 하면서 연간 현금배당이 현재 주가의 1.4% 수익률 수준인 주당 32센트로 불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텔이 5억주의 자사주를 매입한다면 현재 주가로 환산시 114억달러 규모에 달한다. 인텔은 올 들어 이미 66억달러어치(2억6천300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정보.기술(IT)섹터의 주도력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나친 낙폭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며 최근 인텔 주가가저점대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인텔이 3.4분기에 배당을 2배로 늘리고 추가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구경제 주식들에 비해 낮은 배당을 하는 바람에등을 돌린 투자가들의 투자심리를 되돌리기 위한 시도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올들어 자사주 매입과 배당확대 정책을 펴면서 주가 부양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부터 400만주의 자사주를 2조원 내에서 사들이기로 하고 이날까지 380여만주를 매입했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중간배당을 100%(액면가 5천원기준)한데 이어 연말에도 100%를 추가 배당할 것으로 증시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동양증권은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이 매출액은 작년에 비해 34.1% 증가한 58조4천566억원, 영업이익은 83.5% 급증한 13조1천970억원, 순이익은 87% 늘어난 11조1천43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주가 부양을 위한 두 기업의 노력 결과는 달리 나타나고 있다. 인텔은최근 주가가 꽤 올랐지만 삼성전자는 외국인투자자의 집중 매도로 크게 떨어진 뒤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인텔의 주가는 지난 주말 현재 23.69달러로 지난 9월 28일의 저점(19.64달러)에비해 20.6% 상승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44만8천500원으로 직전 저점인 7월 15일의 40만8천500원(종가 기준)에 비해 9.7% 상승에 그치고 있다. 현대증권 반도체 담당 김장열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향후 펀더멘털에 불안을 느낀다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정책이 '매도'의 기회로 이용될 수 있다"면서 "주주 우선정책 보다는 결국 실적이 주가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