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하게 입는 정장인 비즈니스 캐주얼이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표적 품목인 재킷은 작년 가을 시즌보다 최고 2배 이상 매출이 늘었다.


불황으로 남성의류 매장이 매출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따라 백화점 남성 캐주얼 매장에는 점퍼 대신 재킷을 걸친 마네킹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비즈니스 캐주얼,특히 대표 상품인 재킷류가 가을들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난달의 경우 판매량이 작년에 비해 두배 이상 치솟고 있다.


제일모직 '로가디스 그린라벨' 재킷은 지난 9∼10월 두달간 작년의 두배인 7천벌이 팔렸다.


코오롱패션 '오스틴리드' 캐주얼 재킷도 판매량이 두배로 늘어나는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즈니스 캐주얼보다 연령대가 낮은 층이 찾는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도 재킷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 '인터메조'의 황성경 매니저는 "작년에는 월평균 30여벌의 재킷이 판매됐는데 올해는 50벌이 넘어서고 있다"며 "면소재 재킷은 물론 코듀로이(골덴) 재킷도 모두 판매돼 팔고 싶어도 물량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 무역센터점 '빈폴' 매장의 황민영씨는 "초가을에 선보인 코듀로이 재킷의 경우 두번이나 재입고했지만 모두 다 팔려나갔다"고 전했다.


요즘같은 불황에 재입고를 하거나 이를 위해 재생산에 들어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런 인기 때문인지 비즈니스 캐주얼 재킷은 남성캐주얼 매장의 주력상품으로 떠올랐다.


롯데백화점 본점 '갤럭시 캐주얼' 매장은 5종 정도였던 재킷류를 올가을 시즌에는 10종으로 늘려 판매하고 있다.


마네킹에 입혔던 점퍼를 내리고 재킷류로 새단장했다.


'캠브리지 캐주얼'은 매장 안쪽 벽에 전시하던 캐주얼 재킷을 매장 전면으로 옮겼고 작년보다 5∼7종 늘어난 20여종의 재킷류를 팔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에서 재킷 판매가 점퍼를 능가하는 새로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백화점 이강욱 바이어는 "빈폴 폴로 올젠 등 트래디셔널 캐주얼의 경우 최근 재킷류 매출이 점퍼 매출의 3∼4배로 뛰어올랐다"고 말했다.


롯데 이준규 바이어는 "한번 매장을 찾을 때 한벌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코디를 위해 두 세벌씩 사는 고객들이 많아 매출이 갑자기 수직 상승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비즈니스 캐주얼의 인기는 주5일 근무가 확산되고 평상복을 입고 일하는 직장이 늘어난 데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 김현동 바이어는 "평상복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처음에는 점퍼에 청바지를 입다가 점차 재킷류로 바꿔가는 추세"라며 "상황에 따라 넥타이를 매도 되고 재킷만 벗으면 어떤 분위기에도 맞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