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말께 발표할 예정이었던 '내년 경기전망'을 취소한 것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가 정부 목표치인 5%대에 훨씬 못미치는 3%대로 나와 전망 발표를 미룬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관측은 삼성경제연구소가 민간기관임에도 불구,지난 8월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3.7%로 제시했다가 정부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는 얘기와 맞물려 증폭되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8일 이례적으로 KDI를 방문,연구위원들을 '위로'한 것도 "뭔가 사연이 있었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KDI측은 그러나 이같은 관측에 대해 펄쩍 뛰고 있다. 김준경 KDI 거시금융경제부장은 12일 "'3자'(3%대)가 나왔다는 건 정말 말도 안된다"며 "경기전망 발표때 정부의 목표치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전망 작업에 직접 참여한 KDI 거시경제팀 연구위원도 "성장률 전망치는 어느 정도의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3% 후반대와 4% 초반대는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월 전망때 나온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는 대략 4% 초·중반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발표예정이었던 내년도 전망치가 정확히 무엇이었는지와는 무관하게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3%대로 추락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KDI측도 완전히 부인하지 않고 있다. KDI거시팀 연구위원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내년 중 민간소비 증가율이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3%중반 정도밖에 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