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파트 사망] ('사라진 완충지대') 강경파 득세땐 전운 '소용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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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사망으로 중동정세가 급물결을 타게 됐다.
일단 아라파트가 역사속으로 사라짐으로써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물론 중동지역 전체에도 긴장의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라파트 후계자의 장악력이 떨어질 경우 팔레스타인내의 권력갈등이 심화되고,하마스등 무장세력들이 득세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궁극적으로 새로운 지도부가 이스라엘측과 협상을 주도하면 새로운 평화로드맵에 대한 합의가 도출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동지역 불확실성 높아졌다=아라파트의 사망은 무엇보다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증오와 대립의 완충 지대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이로써 중동 국가들은 향후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직접 전면에 나서서 풀어야 할 입장에 처하게 됐다.
지난 수십년 동안 중동 국가들은 이스라엘 문제를 아라파트라는 인물에게 떠맡겨 왔으나 그의 사망으로 '대타'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상당 기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훨씬 더 심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불확실성의 최대 진원지는 팔레스타인 내부 문제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후계자를 키우지 않은 아라파트의 죽음으로 팔레스타인 지도부 내에서 권력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선거로 후계자를 뽑을 때까지 권력을 분점하기로 합의했지만 당장 아라파트만큼의 카리스마를 갖춘 인물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온건한 인물인 아메드 쿠레이 총리나 마흐무드 압바스 전 총리가 아라파트를 잇기를 희망하지만 이들이 대 이스라엘 강경파들을 제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라파트 후계자의 주도력 약화는 상대적으로 하마스나 지하드 등 이슬람 근본주의계의 무장활동이 강해질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는 한층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무력충돌이 심화되면 주변의 중동 국가들은 팔레스타인에 병력을 지원하라는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
◆평화정착 물꼬 가능성도=아라파트의 죽음은 역설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새로운 평화를 정착시킬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측은 그동안 양측의 평화협상이 결렬된 최대 원인을 '아라파트의 강경노선'으로 지목해 왔다.
2001년부터 아라파트를 자치정부 청사에 연금시킨 것도 '아라파트로는 안된다'는 기본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었다.
따라서 팔레스타인측에서 온건한 후계자가 나오면 이스라엘측도 적극적인 협상으로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 경우 팔레스타인 내 무장세력 등 강경세력들의 저항이 거셀 것은 분명하다.
중동 국가들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무력충돌이 심화돼 자신들이 직접 개입하는 것은 꺼릴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대립각을 세울 경우 이에 따른 정치적 부담 역시 크기 때문이다.
재선에 성공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부시 대통령이 아라파트 사망 직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지지한다"고 재차 강조한 것도 새로운 지도부와 대화를 통해 팔레스타인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AFP통신은 아라파트 사망으로 중동지역 평화 정착에 있어 부시 행정부의 역할이 훨씬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아라파트의 사망으로 중동지역의 장기 집권자들에 대한 퇴진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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