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금명간 정상화될듯 .. 한나라, 10일 의총서 등원여부 최종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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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국무총리가 9일 자신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으로 국회가 파행된 데 대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 총리의 유감표명이 내용과 형식면에서 미흡하지만 늦게나마 사과한 것은 다행스럽다"며 일단 수용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10일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 등원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당내에선 등원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2주일간 파행을 겪은 국회가 금명간 정상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성명서를 배포하고 "대내외적으로 산적한 현안이 많은 시기에 나의 답변으로 인해 국회가 공전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아울러 지난 대정부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이 지나친 점이 없지 않았기 때문에 진심으로 사의(謝意)를 표하며 국회가 하루 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그러나 성명서에서 한나라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총리의 유감표명을 계기로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등원을 더욱 강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박영선 원내부대표는 논평을 내고 "이 총리의 사의표명은 국회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에 대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며 국민과 함께 이를 적극 환영한다"며 "한나라당도 이를 수용해 즉각 국회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10일 의총을 열어 대정부질문 속개 여부 등 향후 국회운영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의 성명서 발표 직후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숙의했다.
회의에서는 "사과수준이 미흡해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과 "일단 수용하고 등원해 국회를 정상화하자"는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근혜 대표는 "사과로 받아들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과한 것 아닙니까.
국민들을 보면서 큰 틀에서 정치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해 이 총리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국회에 복귀할 것임을 시사했다.
임태희 대변인은 "이 총리의 유감표명은 국회 파행사태를 해결하는 데 충분한 수준이 되지는 못하지만 늦게나마 사과한 것은 다행스럽다"며 "한나라당이 국회에 복귀할지 여부는 이 총리의 유감표명과 관계없이 10일 의총을 열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덕룡 원내대표는 "진솔한 사과로 보기 어렵다"고 불만을 표시했고,홍준표 의원도 "이 총리의 말 한마디 받으려고 국회를 공전시킨 것은 아니다"며 반발하고 있어 의총에서 격론이 벌어질 전망이다.
국회가 정상화된다 해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4대법안'이 가로놓여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의 '4대법안'처리를 강력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파행이 여야의 본격적 원내대결전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한나라당은 또 국회 파행으로 그동안 지연된 대정부 질문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대정부 질문이 이뤄질 경우 이 총리를 향한 한나라당의 대대적 공세가 예상돼 또다른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승욱·박해영·양준영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