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3:14
수정2006.04.02 13:16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이 대학시절 스승인 조순 전 부총리로부터 최근 국정 운영과 관련해 '쓴소리'를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한국인간개발연구원 주최 포럼에서 '참여정부에 대한 이해와 오해'를 주제로 특강을 했으며 이 자리에 이 위원장의 서울대 경제학과 스승이었던 조 전 부총리가 인간개발연구원 명예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강연 녹취록에 따르면 조 전 부총리는 이 위원장의 강연이 끝난 뒤 "이런 강연이 또 있을 때에는 오해를 해명하려 하지 말고 '앞으로 이러한 것을 한다'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말했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특히 "오해를 받지 않도록 행동하고 예를 들어 분배 얘기는 입 밖에 내지 말아라"면서 "학자가 얘기하는 것과 직함이 있는 사람이 얘기하는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참여정부가 오해받는 이유는 불신에 있다"며 "(참여정부가 좌파든 우파든) 논쟁을 하면 할수록 불신이 많아지고 국론이 분열된다는 점을 유의하라"고 덧붙였다.
조 전 부총리는 이어 "정부는 질서를 잡는 데 주력해주길 바란다"며 "질서 없이는 발전도 없고 투자도 하지 않고 국민이 마음을 붙일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조 전 부총리는 학생시절 이 위원장에 대해 "머리가 좋고 진지하며 많은 동기생 중 가장 탁월한 사람이었다"며 "당시 경제원론 책을 쓸 때 5명이 도와줬는데 2학년생으로 이 위원장이 유일하게 참여했고 이 위원장이 쓴 인플레이션에 대한 내용은 한자도 안 고치고 그대로 채택했다"고 소개했다.
이 위원장은 "30여년 전 대학에 들어가 첫 강의를 들은 게 조순 선생님의 경제학원론이었다"며 "다른 수업의 수준은 기대에 못미쳐 밥먹듯이 빼먹는 게으른 학생이었지만 경제학원론은 예외였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