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되고 난 후에도 예전의 드라마 '토지'를 다시 시청하지 않았어요. 따라하지 않으려구요."


당대의 여배우들이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대하 드라마 '토지'의 최서희 역을 맡은 김현주.


오는 27일부터 SBS TV에서 방송되는 50부작 '토지'(극본 김명호ㆍ이혜선,연출 이종한)의 주인공으로 나설 그는 "다음에 서희 역을 맡을 배우가 지금의 김현주를 본받게끔 드라마를 이끌겠다"며 당찬 모습을 모였다.


당연히 기존에 알려진 서희의 이미지도 새롭게 표현할 생각이다.


"기존 드라마를 통해 알려진 서희는 냉철하고 강하면서 독한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그때는 소설 5부의 내용을 모두 담지 못한 상태였어요. 이번에는 드라마 전체의 주제가 집약된 5부까지 다루죠. 나이가 든 서희는 단순히 독한 여자가 아니라 아내와 어머니로서 내면의 따뜻함을 간직한 사람으로 표현됩니다."


새로운 서희에 도전하게 된 데는 이종한 PD의 도움이 컸다.


이 PD에게 "내가 강한 서희의 느낌을 보일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는데 "강한 부분 뿐 아니라 모성애와 부드러운 면을 포함한 서희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김현주가 적격이다"라는 답을 들었다.


마음 한구석의 미심쩍었던 부분이 자신감으로 바뀌게 된 계기다.


'토지'는 1979년과 1987년 두 차례에 걸쳐 KBS에서 제작됐다.


각각 한혜숙과 최수지가 최서희 역을 맡았다.


김현주로서는 드라마로만 따질 때 3대 최서희인 셈.


김현주는 이번 드라마에서 50대 중반의 할머니 모습까지 선보여야 한다.


20대 여배우로서는 소화하기에 쉽지 않은 장면이다.


"이미 나이 든 장면을 한 번 찍었다"는 그는 "사진을 찍어서 친구에게 보여줬더니 '귀여운 할머니다. 분장이 잘 됐다'는 말을 들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최서희는 몰입하기에 쉽지 않은 인물입니다. 보기 드문 캐릭터이기 때문이죠. 일단 가벼운 마음으로 연기에 임할 생각이예요. 최수지 씨로부터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도 받아 큰 힘이 됩니다."


올 초 SBS TV 드라마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에 출연한 김현주는 이성재와 함께 주연을 맡은 영화 '신석기 블루스'의 개봉도 기다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