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인터뷰] "골프 칠 마음 없을만큼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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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에 빠진 박세리가 ADT·캡스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의 심정을 밝혔다.
-그동안 힘들었을텐데.
"올 한해 너무 우울했다.골프 칠 마음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픔이 컸던 만큼 성숙해가고 자리를 잡아간다고 생각한다."
-정신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
"예전에는 완벽한 사람이 되려고 했다.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실수하면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그러나 이제는 실수를 해도 많은 생각을 안한다.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말로만 즐겁게 친다고 했지,항상 스트레스속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고 앞으로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예전엔 너무 조급하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하는 게 즐기는 것인가를 알게 됐다."
-스윙이 많이 변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회를 많이 하다보면 스윙이 변하게 마련이다. 올해는 문제가 있어 수정을 하다보니 스윙도 이리저리 변화가 심했다. 예전에 잘 맞을 때의 비디오를 보면서 처음으로 돌아가려고 하고 있다."
-소렌스탐은 잘 쉬는데 박세리는 너무 연습만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맞다. 소렌스탐은 경력이 많기 때문에 자기 관리가 뛰어나다. 가정적으로 안정도 돼 있고.솔직히 너무 쉬지 않는다고 올해 느꼈다. 나도 골프에 모든 걸 쏟기보다 다른 것이 안정되면 더 단단해지리라 생각한다."
-안정은 결혼을 뜻하는가.
"솔직히 그렇다. 힘들때 외로운 게 많다. 투어생활이라는 게 결혼을 떠나 사람을 만나기도 어렵지 않은가. 심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을 듯하다. 하지만 사귄다고 하면 너무들 부담스럽게 바라본다."
-올 겨울에 만나고 싶나.
"친구들에게 소개해 달라고 하지만 남자들이 나를 부담스러워 한다. 나를 많이 이해해 주는 사람이라면 다른 조건은 필요없다. 외국사람보다 한국사람이 좋다."
-타이거 우즈와 라운드를 앞두고 있는데.
"기대가 많이 된다. 여러가지 배우고 싶다. 우즈는 지난 2000년인가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부치 하먼 아카데미에 들렀다가 함께 9홀 연습라운드를 한 적이 있다."
-현재 기량이 어느 정도 회복됐나.
"10을 기준으로 전에는 3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5∼6정도에 올라온 것 같다."
-향후 목표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지만 아직 못해 본 게 있다. '올해의 선수상'을 받는 것과 메이저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다.이를 위해 올 겨울에도 바쁘게 연습하며 지낼 것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