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주들이 잇따라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정작 주가는 업체별로 엇갈리고 있다. 한화석유화학 등 다운스트림(최종제품) 생산업체는 실적호전으로 주가가 오르는데 반해 LG석유화학 등 업스트림(기초유분) 업체들은 애널리스트의 매수추천이 쏟아지고 있는 데도 3분기 유화경기 고점 우려로 주가에 미치는 약효가 지지부진하다. 3일 거래소시장에서 한화석유화학은 10.37% 급등한 9천9백원에 장을 마감,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와 2백10% 급증했다는 지난 2일의 실적공시가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LG석유화학은 이날 0.56% 떨어진 2만6천4백50원에 마감됐다. 이 회사는 지난달 22일 3분기 매출은 61%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백42%와 1백53% 급증했다고 공시한 뒤 국내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주가는 이후 9일동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LG화학도 지난달 28일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이날 4만2천3백원에 마감,5일 동안 겨우 1백원(0.23%) 오르는데 그쳤다. 호남석유화학도 3분기 '깜짝실적'이 확실하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지만 주가는 오히려 지난 10월13일 전고점(5만3백원) 대비 11% 떨어진 4만4천6백50원을 나타내고 있다. 차홍선 동부증권 연구원은 "에틸렌 EG(에틸렌글리콜) 등을 생산하는 LG석유화학 호남석유화학 등은 3분기가 업황 고점일 수 있다는 우려가 큰 반면 한화석유화학 등은 PVC 등 다운스트림 제품가격이 내년에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전망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 연구원은 이런 관점에서 삼성정밀화학 제일모직 등 다운스트림업체 쪽으로 유화주 투자를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반론도 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화경기 정점은 오는 2006년 중·후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LG석유화학 호남석유화학 등은 3분기 실적 대비 저평가돼 있어 충분히 매수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