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자격증을 딴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이 쓸모나 있겠나?"(LG전자) "유망 브랜드와 유명 브랜드간 차이를 말해보세요"(제일모직) "가장 싫어하는 사람과 무인도에 있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나?"(인탑스) 올해 대기업 최종면접에서 던져진 질문들이다. 취업의 최종관문인 마지막 면접에서 대답하기 곤란하거나 기상천외한 질문을 던지는 "압박면접"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원자의 위기관리 능력을 한눈에 가늠하기 위해서다. 3일 채용포털 인크루트는 지난 1년동안 기업 최종면접에서 나온 면접질문 1천22건을 유형별로 분석해 발표했다.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자기소개·PR'(20.7%).'직무·능력'(20.4%)에 관한 질문이 많았고 '관심·열정·포부','전공·지식','경력·경험','근무 조건' 등이 뒤를 이었다. 자기소개는 1∼3분 동안의 시간에 자기소개·PR를 해보라는 방식이 많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중심어로 강조해 1분 내로 프레젠테이션하라'(르노삼성자동차),'자기를 소개할 수 있는 단어를 있는 대로 말하라'(이랜드) 등이 이 유형에 속한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자기소개는 지원자의 재치 순발력 논리력 등을 파악하는 중요한 테스트인만큼 최종 면접에 임하기 전에 인상적인 자기PR를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지원자의 약점을 파고들거나 황당한 질문을 던지는 등의 '압박형 면접'도 종종 이뤄진다. '우리 회사는 학점을 중시하는데 지원자 학점은 낮다. 어떻게 생각하는가'(피죤),'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왜 싫어하게 되었는가'(아시아나항공),'사장이 월급을 준다고 생각하는가?'(팬택앤큐리텔) '다른 회사와 동시 합격하면 어떻게 하겠는가'(LG홈쇼핑) 등이 그 예다. 이에 대해 김화수 잡코리아 대표는 "압박면접은 정답을 구하는 것이 아닌 지원자의 순발력과 창의력,위기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게 목적인만큼 담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당황스러운 질문일수록 단순하고 쉽게 생각해서 답하는 것이 요령이라는 것. 일부 임원들은 지원자들에게 꿈이나 포부를 물은 후 지원자의 눈빛을 보기도 한다. '진정성'과 '열정'의 여부를 읽기 위해서다. 따라서 꿈이나 포부를 말할 때는 최대한 열의를 보여주는 것이 좋다. 한편 국내 대기업은 면접전형 단계를 한층 강화하는 등 면접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켈로그 최규철 인사부장은 "면접을 통해 업무를 원활하게 이끌어 나갈지를 좌우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아는 것만큼 표현할 줄 아는 직무능력,직무분야에 대한 적성 여부를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잡코리아가 최근 1백7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데 따르면 대기업 80.4%가 두차례 이상에 걸친 심층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중 16.2%는 면접을 세 차례 이상 실시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구직자들은 평소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자신있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취업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