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삼겹살로는 불황을 뚫지 못한다'


불황기 대표적 고기 아이템인 삼겹살이 다양한 모양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겹살 전문점들은 가격파괴가 주 무기였다.


단순히 싸기만 하면 그런대로 손님을 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들어서 양상이 달라졌다.


주변에 온통 삼겹살집이 들어서다 보니 고객 눈길을 끌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워 서비스 시간을 단축하거나 기름을 튀지 않게하는등 다양한 차별화 제품을 내놓고 있다.


스피드를 무기로 손님을 파고드는 '삼초삽 삼겹살',황금빛으로 번쩍이는 구이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 '황금애(愛)삼겹살',군대 내무반 같은 실내 인테리어와 자수정 구이판으로 고객을 끄는 '자수정 삼겹살'등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대표적인 차별화 마케팅 사례이다.


◆스피드가 생명이다


삼초삽 삼겹살은 이름 그대로 스피드가 생명이다.


점주가 커다란 삽위에 삼겹살을 올려 주방에 설치된 가마숯불에 굽는다.


거의 다 익힌 삼겹살을 가져와 삽만 분리해 손님 밥상에 올려놓는다.


이 삽이 불판 역할을 하는 셈이다.


따라서 손님들이 불판위에 고기를 올려놓고 기다릴 필요가 없다.


기름이 튈 염려가 없음은 물론이다.


청결면에서도 뛰어나다.


식탁 주변에 기름기가 덕지덕지 묻어있지 않을 뿐 아니라 매캐한 연기를 빼내는 배기관도 필요없다.


점주 입장에서 시설비가 절감되는 구조다.


이 브랜드를 개발한 김병영 (주)가온 대표이사는 "프라이팬의 편리함과 직화구이의 고기맛을 조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 가마숯과 삽을 떠올리게 됐다"면서 "가마와 삽의 성능을 개선하기위해 1주일에 이틀은 시화공단에 파묻혀 산다"고 말했다.


스피드와 고기맛,편의성으로 승부하는 까닭에 고기는 품질좋은 것만 쓴다.


생삼겹살 2백g에 8천원을 받는다.


저녁을 마치고 2차 술자리를 위해 들르는 손님들에게 삼겹살은 부담스럽기 때문에 갈비나 족발 메뉴를 추가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점의 경우 38평짜리 점포를 창업하는데 모두 1억원이 들었다.


임대보증금 7천만원을 빼면 인테리어나 시설비로는 3천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입지는 물론 A급이 아니다.


대로변이 아니고 주택가 초입 이면도로다.


그런데도 하루매출 1백20만원 이상은 꼬박꼬박 올린다.


마진이 30% 정도여서 한달 순익이 1천만원은 된다는 얘기다.


본사 (02)303-4570(www.3cho.co.kr)


◆돼지고기도 황금불판에서 굽는다


'황금애삼겹살'은 황금불판으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말 서울 송파구 신천동 먹자골목에 직영점을 내고 선발 업체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황금불판은 특수합금에 24K 순금코팅을 통해 만들어진 구이판으로 특허 출원과 실용신안 등록을 마친 아이디어 상품이다.


황금불판은 열전도율이 높아 예열이 필요없다.


저온으로 가열해도 금방 고기가 구워지는 것.이 때문에 기름이 튀지 않고 가스비 소모율이 기존 불판의 50%정도에 불과하다는게 회사측 설명. 이 불판을 개발한 김갑태 한솔창업컨설팅 소장은 원래 창업컨설턴트 출신이다.


"전국 음식점을 돌아다니며 삼겹살을 먹어봤지만 특색있는 삼겹살 집을 발견할 수 없어 직접 사업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불판을 개발하기위해 지난 1년간 거의 매일 돼지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김 소장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서민들이 황금불판위에 돼지고기를 구으면 정서적으로 여유있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면서 "황금애삼겹살을 시작으로 황금애감자탕 황금애닭갈비 등 황금불판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본사 080-333-3392(www.goldpan.co.kr)


◆웰빙으로 승부한다


'자수정 삼겹살'은 구이판을 자수정 원석으로 만들어 건강에 좋다는 점을 내세운다.


예로부터 자수정을 몸에 지니면 원적외선이 방사돼 인체를 음양의 균형상태로 이끈다는 속설이 있다.


이 자수정을 차별화 포인트로 잡아 구이판과 물통,소주병 등에 자수정을 넣거나 부착했다.


자수정 구이판은 현재 특허청에 실용신안 등록돼 있다.


홍창표 사장은 "육질이 쫄깃쫄깃 해지고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배지 않는다는 얘기를 손님들에게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구이판뿐만 아니다.


경기 평촌신도시에 있는 직영점에서는 물통이나 술병에도 자수정을 넣어놓는다.


여기에 물이나 술을 담아 손님에게 제공한다.


소주는 맛이 순해져 여자 손님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한다.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매장 인테리어.매장안을 군대 내무반처럼 꾸며 천편일률적인 고기집 분위기를 바꾸었다.


남자들은 군대 시절을 떠올리고 여자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재미있어 한다는게 홍 사장의 설명.가맹점 창업비용은 25평 점포 기준으로 가맹비(5백만원),시설공사비(평당 90만원),주방설비와 초도물품비 등 총 3천9백90만원선.


본사 1566-5392(www.posdg.com)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