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부진 장기화 등의 악재에 유가 급등,환율 급락 등 대외 위기까지 겹친 연말 경기를 놓고 정부와 민간이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았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월 기업 체감경기가 '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분석됐다고 밝힌 반면 산업자원부는 제조업체들의 4·4분기 경기실사지수가 기준치인 100을 넘어서 완만하나마 회복세에 들어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일부에서는 내년 성장률 5% 달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정부가 벌써부터 '장밋빛 분위기 조성'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전경련 "최악" > 전경련은 매출액 상위 6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90.3을 기록,6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1990년대 이후 BSI가 6개월 이상 100 아래에 머문 것은 외환위기 때인 지난 98년 7월∼99년 1월의 7개월간을 제외하곤 이번이 처음이다. BSI가 기준치 100을 넘으면 경기를 밝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음을,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10월 실적 BSI도 92.2로 지난 5월 이후 6개월 연속 기준치를 넘지 못했다. 전경련은 소비심리 위축 및 고유가에 따른 물가 압박과 실질소득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업들이 경기침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대내외 악재까지 겹친 만큼 당분간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 산자부 "호전" > 산업자원부와 산업연구원(KIET)이 5천8백4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4·4분기 경기실사지수(BSI)전망'에서는 매출(108) 내수(103) 수출(107) 등 주요 부문별 BSI가 모두 기준치(10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제조업 경기가 지금까지의 부진에서 벗어나 전자 정보통신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4·4분기부터 완만한 회복세에 들어설 것임을 보여줬다는 게 산자부 해석이다. 그러나 응답 기업들의 자금사정 BSI는 93으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내수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돈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느끼는 제조업체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또 원자재 가격과 임금 BSI도 각각 128,107로 경영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조사결과 업종별 매출 BSI는 전자(128) 정보통신(117) 자동차(116) 기계장비(11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