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시장에서도 환율 움직임이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환율관련 상품이 많이 나온 데다 앞으로 국내외 외환시장에서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대 변수는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무역 불균형이 심한 아시아 국가의 통화를 대상으로 평가절상할 압력 이 높아질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특히 무역불균형이 심한 중국과 한국에 대한 압력이 그 어느 국가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5천2백억달러로 위험수위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엔화의 미국 달러화에 대한 가치는 강세가 예상되나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일본간의 성장률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달러 강세·엔 약세’가 여전히 양국의 국익에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제금융기관들은 앞으로 엔·달러 환율이 1백5∼1백10엔대에서 중심 환율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10월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로화 가치는 앞으로 유로당 1.25달러 이하 수준에서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유로존의 확대가 순조롭지 못하고 지난 5월에 편입된 유럽연합(EU) 회원국과 기존 회원국간 경제력 편차로 경기 회복세가 완만한 데다 유로화에 대한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내외 외환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이 고정환율제 포기 이후 위안화 가치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중국의 전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이제는 지난 94년부터 ‘1달러=8.28위안’을 중심환율로 운영해 온 고정환율제의 포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국제적으로 지난달 초에 열렸던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에서 선진국들이 중국에 대해 환율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해 옵저버 자격으로 참가했던 중국이 원칙적으로 동의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경기조절 정책의 일환으로 고정환율제를 포기할 필요성을 계속 느끼고 있다. 원화 환율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일단 대외적인 요인을 고려한다면 원화 가치는 절상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원화와의 동조화 정도가 심한 엔화와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특히 중국의 고정환율제 포기로 위안화 가치가 절상될 경우 원화 가치의 상승압력은 높아질 것이다. 반면 국내 외화수급면에서는 수출호조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서비스 수지의 적자는 그 특성상 쉽게 줄어들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경상수지면에서 원화 가치를 상승시킬 요인은 적어 보인다. 국내경기 침체,기업실적 악화,북핵 문제 등으로 한국에 대한 신규 투자는 기다려보자는 게 요즘 국제금융시장의 분위기다. 따라서 앞으로 원화 환율은 완만하게 꾸준히 하락할 것이지만 일부의 우려처럼 달러당 1천1백원을 밑돌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대신 환율의 변동폭은 심해질 것으로 보여 재테크 시장에서도 환위험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