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가 86년 만에 '밤비노의 저주'를 풀었다. 보스턴은 28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4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데릭 로의 호투와 조니 데이먼의 홈런을 앞세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3-0으로 꺾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무패를 기록하며 지난 1918년 이후 무려 86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보스턴은 1903년부터 1918년까지 5차례나 우승했지만 1919년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한 이후 46년과 67년,75년,86년 등 4차례의 월드시리즈에서 모두 3승4패로 무릎을 꿇는 지독한 '저주'에 시달렸다. 3차전에서 선제 홈런을 치는 등 보스턴의 공격을 주도한 강타자 매니 라미레스는 월드시리즈 MVP의 영광을 안았다. 이날 보스턴은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조니 데이먼이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려 가볍게 선취점을 올렸다. 기세가 오른 보스턴은 3회 라미레스의 좌전안타와 데이비드 오티스의 우월 2루타 등으로 2사 만루의 찬스를 잡은 뒤 트로트 닉슨이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3-0으로 앞섰다. 반면 정규리그에서 막강 공격력을 자랑했던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마지막까지도 보스턴 마운드에 철저히 눌려 맥을 추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는 1회말 선두타자 토니 워맥이 좌전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데릭 로의 절묘한 변화구에 연방 헛방망이질을 하면서 8회까지 3안타에 그쳤다. 렌테리아의 마지막 타구가 폴크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는 순간 레드삭스의 벤치에 앉아있던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왔고 보스턴 관중석에선 감격의 함성이 터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