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겹친 해외 악재에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며 지수가 장중 810선 밑으로 주저앉은 뒤 800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가 일시적으로 80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발 악재에 810선 맥없이 무너져 25일 거래소시장에서 주가지수는 12.06 포인트 급락한 816.11로 출발한 뒤 낙폭이 확대돼 오전 11시40분 현재 지난 주말보다 19.22포인트(2.31%) 폭락한 808.95를기록하고 있다. 지난 주말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이 전날보다 배럴당 70센트(1.3%) 오른 55.17달러에 마감되는 등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점이 국내 시장의 투자심리 위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지난 주말보다 3.70원 낮은 1천137원으로 개장해 2000년 11월16일(1천136원) 이후 3년11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는 등 원화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수출가격 경쟁력 약화 등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또한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발표된 후에도 중국의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아직 시장에 남아있어 지수를 압박하고 있다. 게다가 선물시장에서의 급격한 베이시스 악화로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가 2천억원을 넘어서며 지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요섭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강세를 보이던 에너지와 소재부문에 이어 정보기술(IT)주가 바통을 이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지난주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하락하고 기술주가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타격에 대한 우려감에다 시장 베이시스 악화로 인한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가 급속히 확대되며 지수가 큰 폭으로 추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고유가, 기업실적 둔화 우려 재부상 외국인의 매도세가 12일째 지속되는 등 수급이 불안한 상황에서 올 하반기 내내 증시를 짓눌러온 유가 악재와 기업실적 둔화 문제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WTI 가격이 지난 주말 사상 처음 배럴당 55달러선을 돌파한 가운데 중국 수요감소 우려에 원화 강세 소식까지 겹쳐 국내 기업들이 수출 등에서 예상보다 더욱 고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실장은 "유가 강세는 이미 증시에 어느정도 반영돼 있고 유가가 어느 선을 넘으면 증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며 "그러나 유가 강세로 산유국의 화폐 가치가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미국 달러가 평가절하되는 것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수출 등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도 "국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는데다 원/달러 환율이 1천136원까지 떨어져 원화 강세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수출 차질 우려 역시 증시에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수 800선도 불안..일시 붕괴도 가능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안팎의 이같은 불안감으로 지수가 일시적으로 800선 밑으로 내려갈 수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800선을 깨고 내려갈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까지 방향을 짚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기가 실제 급속히 악화되는 것이라면 지수는 버티기 어려울 것이지만 대선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이라면 800선 언저리를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세중 동원증권 선임연구원도 "중국 경기 경착륙과 미국 증시 불안 문제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고 있으며 지수도 일시적으로 800선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지만 곧바로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3.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지표를 볼 때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으며 미국 증시는 4년전과 같이 대선 불확실성 때문에 흔들리는 것이지만 곧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좀 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석현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향후 경기가 회복되고 4.4분기 정도를 기점으로 기업실적도 바닥을 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많이 약해지고 있다"면서 "지수의 1차 지지선은 12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는 790~800선이 될 것이나 외국인의 지속적 매도세 등을 고려시 연내 750선까지의 후퇴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최윤정.신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