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신용대란설'이 현실화될 경우 그 파장은 어느 정도나 될까. 이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신용불량자가 일시에 30만명가량 불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의 신용불량자 수(3백66만명)를 감안하면 순식간에 신불자가 4백만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이런 추산은 두 가지 요인을 그 근거로 삼고 있다. 첫째는 성매매 금지 특별법으로 인한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연체 가능성이다. 현재 성매매와 관련된 유흥업소 종사자는 약 33만명.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신용불량자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아직 신용불량 상태가 아닌 종사자들이 이번 성매매 금지 특별법을 계기로 대거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33만명 중 30%만 새로 신용불량자가 된다 쳐도 그 숫자가 10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신불자 30만명 발생'을 가져올 수 있는 두번째 요인은 최근의 부동산 가격 하락세다. 요즘 같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이 담보부족분에 대해 상환 압력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정부의 한 분석자료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을 전국적으로 3백만명으로 추산하고 만약 주택가격이 10% 하락할 경우 이들 중 4.1%(약 12만명)가 신용불량자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또 주택가격이 20% 떨어지면 11.8%(약 35만명),30%까지 하락하면 17.3%(52만명)가 신용불량의 나락에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처럼 대규모 신용불량 사태가 우려되고 있음에도 서민들의 급전 조달 창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은 물론이고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대부업계마저 "은행권 뺨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국내 최대 대부업체인 APLO파이낸셜그룹의 경우 의료보험이 발급되는 직장에 6개월 이상 근속한 사람에게만 돈을 빌려주고 있다. 심지어 단순히 소득이 있다는 것만 따져 대출을 해주는 게 아니라 '부양가족의 숫자를 고려했을 때 이 사람이 실제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얼마인가'를 검토해 대출승인을 내주고 있다. 때문에 대출승인 건수도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이재선 APLO그룹 팀장은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영업을 재개한 지난 5월 이후 한동안은 대출승인율이 전체의 10% 수준이 불과했다"고 전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