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에너지전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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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동아시아에 중국을 축으로 한 에너지 전쟁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은 25일 베이징에서 일본과 천연가스가 풍부한 동중국해의 국경선을 놓고 실무급 국장회의를 갖는다.
중국과 일본은 러시아의 시베리아 송유관 노선을 놓고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중국과 베트남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국영석유회사가 가스전 개발에 나서면서 외교적 분쟁국면에 들어갔다.
◆중·일 에너지 대전은 확산 중=중·일간 에너지 전쟁은 중국의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이 심화시켰다.
중국은 일본과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중간수역에서 '춘샤오(春曉) 천연가스전' 시추장비를 설치,내년부터 가스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다케우치 유키오 일본 외무성 차관은 중국이 일본 EEZ 내에 광구를 설정했다는 정보에 대해 "사실이라면 외교루트를 통해 항의하고 해제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왕이 주일 중국대사는 "(일본이 주장하는 양국 EEZ) 중간선은 합의된 경계가 아니다"며 "이 선에 근거한 논의는 공평성을 결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국은 오히려 중국측 대륙붕이 오키나와 해구에까지 뻗어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 1895년 청일전쟁 이후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가 포함된 동중국해의 석유와 가스 매장량은 흑해 유전과 비슷한 72억t으로 추정돼 제2의 중동으로도 불린다.
동중국해 에너지 분쟁은 시베리아산 원유의 극동지역 송유관 경쟁에서 일본에 밀린 중국이 반격을 시도한 시점에 터져나왔다.
'앙가르스크~중국 다칭'으로 거의 확정됐던 시베리아 원유 송유관 노선은 일본이 70억달러 건설비 제공 미끼를 던지는 통에 일본에 유리한 '앙가르스크~나홋카'로 사실상 변경됐다.
◆중·베트남간 영토분쟁 평화적 해결 깨지나="중국과 베트남 지도자가 영토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자고 합의한 성명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베트남이 분쟁을 복잡하게 만들고 확대시키는 일방적 조치를 취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최근 베트남이 남중국해상 난사군도의 석유 및 가스전 탐사 국제 입찰 공고를 낸 것을 비난한 사설의 일부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 8일 베트남에서 영토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베트남 국영회사인 페트로베트남이 내년 3월 말까지 9개 구역에 대한 공개입찰을 받는다고 최근 공고한 것이다.
장치웨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시하며 협상을 벌일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리덩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탐사 입찰 공고를 낸 9개 구역은 모두 베트남에 속해 있다"고 주장해 개발 강행 의지를 확인했다.
중국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으로 부상했으며 2003년 세계 원유 소비 증가(1.9%)에 대한 중국의 기여율은 31.2%에 달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전세계 석유 수요 증가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